“수출 첫 6천억달러”…알고 보니 미·중 관세전쟁 전 ‘밀어내기’

2018.11.01 21:08 입력 2018.11.02 10:37 수정

수출 호조 속 ‘불확실성 증가’ 왜

“수출 첫 6천억달러”…알고 보니 미·중 관세전쟁 전 ‘밀어내기’

10월 22.7% 증가 549억7천만달러
경기 하방 막아주는 ‘버팀목’ 효과

수출, 세계 제조업 경기 등에 영향
미·중 무역전쟁, 환율 변동성 우려
업체들 ‘관세 오르기 전 선적’ 러시

지난달 수출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투자, 소비 등 국내 경기지표가 모두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의 수출 호조는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관세가 본격적으로 오르기에 앞서 수출업체들이 미리 물량을 밀어내기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수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0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7% 증가한 549억7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역대 2위 기록이다. 역대 1위인 지난해 9월(551억2000만달러)에 비해 불과 1억5000만달러 낮은 기록이다. 월별 수출도 6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6.4% 증가한 5053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액이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산업부는 내다봤다.

이처럼 연일 신기록을 경신 중인 수출은 다른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흐름과 대비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자리나 투자 등은 국내 경기의 영향을 받는 반면 수출은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탄다”며 “세계 제조업 경기가 좋은 데다 국내 기업들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한 결과, 일본·독일 제품보다 가격이 싸고 중국보다는 품질이 좋은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는 국내 경기가 글로벌 경기에 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내년 초 미국과 중국의 관세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밀어내기하는 물량도 많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으로 물건 보내는 데 45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11월 중순까진 수출업체들이 밀어내기하려고 할 것”이라며 “11월 중순 이후 수출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출은 좋지만 국내 경기지표가 안 좋은 것도, 기업들이 내년 수출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나 고용 등을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월 수출도 반도체가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은 115억9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1%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석유제품,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일반기계(49억9000만달러)와 석유화학(44억9000만달러) 수출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반기계는 전부 중소·중견기업들이 하는 품목”이라며 “일반기계 수출이 받쳐주면서 국내 경기 하방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디스플레이(-7.9%), 무선통신기기(-18.2%), 선박(-55.0%) 등은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10월 수입은 484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7.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5억5000만달러로 81개월 연속 흑자였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주요국 수입규제 확대 등 보호무역주의 추세,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우리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정책적 노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교역 규모를 기록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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