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 0.4% 하락, 사상 첫 두달째 ‘마이너스’···정부 “디플레 아냐”

2019.10.01 09:05 입력 2019.10.01 16:04 수정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는 모습. 2019.9.3/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는 모습. 2019.9.3/연합뉴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0.4%를 기록해 두달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수점 첫째자릿수까지 집계하는 공식 통계상으로는 사상 첫 마이너스 상승률이다.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 하락과 무상교육 확대 등 정부정책의 영향으로 상승률 감소폭이 8월보다 커졌다. 정부는 공급·정책측 요인에 따른 일시적 물가하락이라며 장기간 다양한 품목에서 물가가 하락해 경기부진으로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보다 0.4% 하락했다. 지난 8월 마이너스 0.038%를 기록하는 등 두달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수점 첫째자릿수까지만 따지는 공식 물가상승률로 보면 1965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첫 마이너스 상승률이다. 8월 물가상승률은 소수점 첫째자릿수까지만 집계하면 0.0%였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상승률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전년동월보다 가격이 8.2% 하락해 전체 물가를 0.70%포인트 떨어트렸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 추세 속에서 가격이 5.6% 떨어져 전체물가를 0.26%포인트 하락시키는 데 기여했다.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로 공공서비스 비용이 낮아진 요인도 작용했다. 공공서비스 가격은 1.2% 하락해 전체 물가상승률의 0.17%포인트를 낮췄다. 지난달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한 무상교육 확대로 고교납입금은 36.2%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중 학교급식비는 57.8% 하락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병원검사료는 10.3% 낮아지고 보육시설이용료는 4.3% 하락했다.

9월 소비자물가 0.4% 하락, 사상 첫 두달째 ‘마이너스’···정부 “디플레 아냐”

통계청은 온라인거래가 확대되며 소매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공식품과 공업제품의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인 경쟁 심화에 따른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 시도와 기술발전 등으로 전자제품 등의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계절적·일시적으로 가격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6% 상승했다. 1999년 9월 0.3% 상승률을 나타낸 이후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물가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99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0.5% 상승률을 보였다.

■“디플레이션 아냐…정책적·일시적 원인”

지난 8월에 이어 9월까지 두달째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부터 매달 0%대를 나타내다가 마이너스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다.

정부는 지난 8월 때와 마찬가지로 디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그었다. 석유류·농축수산물 등 공급측 가격변동과 정책적 요인이 결합한 데 따른 일시적인 저물가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과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9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 물가가 8월 1.4%에서 9월 2.1%로 높게 상승했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해 일시적으로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며 “물가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기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투자 등 수요 부족으로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 나타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물가하락에 따른 소비지연과 함께 나타난다”면서 “그러나 소비는 지난 8월 3.9%로 크게 증가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9월 96.9로 전월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올해 연말에 이르러서는 0%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차관은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연말부터는 0% 중후반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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