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제조·교육센터 등 갖춘 경기 화성 ‘뉴 캠퍼스’ 16일 기공식
2025년까지 2400억원 투자 계획
노광 장비 수리·부품 조달 원활
반도체 업계 경쟁력 확보에 도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작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이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 화성에 부품을 수리해서 재활용하는 센터 등을 짓는다. ASML의 재제조센터가 들어서면 고객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ASML의 장비 부품 등을 쉽게 조달할 수 있어 국내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SML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제조센터와 교육시설인 트레이닝센터 등을 갖추는 경기 화성 뉴캠퍼스(1만6000㎡)의 기공식을 16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ASML은 2021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총 2400억원을 투자한다.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재제조센터와 트레이닝센터를 짓는 것은 ASML의 기술이 한국 고객에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라며 “한국 고객(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즈니스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데, 이번 투자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ASML이 국내에 설립하는 재제조센터는 심자외선(DUV)·EUV 노광 장비의 폐기 부품을 활용해 현장에서 쓰는 반도체 장비를 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트레이닝센터에서는 ASML 직원과 고객사들을 위한 EUV·DUV 노광 장비 관련 교육이 진행되는 곳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반도체 장비 부품 등에 문제가 생기면 유럽까지 가져가야 고칠 수 있었는데 재제조센터가 한국에 들어서면 국내에서 이를 수리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SML이 향후 국내에서 노광 장비를 직접 제작할 가능성도 있다. 베닝크 CEO는 “향후 한국에서 R&D(연구·개발)센터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지식 이전에도 5~10년이 걸리는데 R&D가 추가되면 제조 기반 확장 여지가 생길 수 있고, 한국은 시작점에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SML의 큰 고객이다.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초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누가 ASML의 EUV 노광 장비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는 업계의 관심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SML의 최신 장비인 하이 NA EUV 노광 장비 물량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