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우려”했던 경기 둔화 ‘현실로’

2023.02.17 20:48 입력 2023.02.17 22:48 수정

정부, 공식 인정 “상반기 지속될 것”

작년 말 ‘GDP 역성장’ 결정적 계기

정부가 국내 경기가 둔화 흐름에 접어들었다고 공식적으로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8개월 연속 경기 둔화 우려를 표명해왔는데,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하자 확실히 경기가 둔화세에 들어섰다고 인정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 흐름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 둔화’ 진단은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처음 나온 것이다.

정부는 수출 상황이 악화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6월 처음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했고 계속 경기 둔화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그러다 지난달에 “우려가 확대됐다”며 경고 수위를 높였는데, 이달에 결국 둔화됐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말 GDP가 역성장으로 돌아선 것이 이번 판단에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GDP는 전 분기 대비 0.4% 감소하며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2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출과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악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16.6%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 지수와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4분기 각각 전 분기 대비 0.8%씩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완화시킬 카드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1분기까지는 5%대 고물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적극적 부양 카드를 꺼내들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연설에서 “제일 쉬운 것이 어려우니까 돈 풀자는 것”이라며 “예전에는 재정이 튼튼했으니까 되는데 지금은 빚내자는 소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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