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으로 나는 LCC, 웃지 못하는 LCC

2023.05.25 16:47

2020년 3월24일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국내 항공사 비행기들이 멈춰 서 있다. 김창길 기자

2020년 3월24일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국내 항공사 비행기들이 멈춰 서 있다. 김창길 기자

코로나 19 대유행이 사그라들자 항공업계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공격적인 노선 확장이 눈에 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수합병 작업 장기화로 골머리를 앓는 LCC도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정부는 항공회담을 열고 운수권 확대를 논의한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을 필두로 한 LCC들이 인도네시아로 비행기를 띄우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 18~19일 인도네시아 북부 관광지 마나도와 바탐에 처음으로 왕복 1회 일정의 전세기 띄우며 진입 발판을 놨다. 그간 한국에서 공식 취항한 인도네시아 지역은 발리·자카르타 두 곳인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몫이다.

또 제주항공은 다음달 22일 인천발 오이타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일본 규슈에 있는 오이타는 인기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배경이 된 곳이다. 이런 적극적 행보 아래 올해 1분기 제주항공의 국내·국제선 승객 수는 211만5532명으로 아시아나(208만1264명)를 앞서며 국내 2위 항공사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7일부터 청주와 인천에서 태국 방콕 접근성이 좋은 돈므앙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다음달 11일부터는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키르기스스탄(인천~비슈케크)에 정기 항공편을 띄운다. 7월부터는 인천~홍콩 정기노선도 코로나 19 이후 3년여만에 재운항한다. 지난해 중대형기 A330-300 3대를 도입하고 싱가포르, 몽골, 시드니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등 중장거리 노선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이달 22일 인천발 뉴욕 정기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다음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취항을 앞뒀다.

최근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몽골(울란바토르) 운수권이 LCC에 대거 돌아가기도 했다. LCC들은 청주(에어로K), 무안(진에어), 대구(티웨이항공), 부산(제주항공) 등 지역공항에서 몽골 운수권을 주 3회씩 챙겼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성수기(6~9월) 인천발 울란바토르 노선도 주 1회씩 추가로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정부가 몽골과 항공협정을 맺기 전까진 인천과 부산 두 곳에서만 몽골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울란바토르 노선을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 두 항공사는 2년째 정부의 운수권 배분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서 낙방 원인을 찾는다. 합병이 결정되면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통합 LCC를 꾸려야 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합병을 둘러싼 경쟁당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관련 LCC 세 곳이 다른 항공사에 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 점에서 LCC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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