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 요리도 집에서 ‘뚝딱’…다 ‘이것’ 덕분?

2024.05.23 06:00 입력 2024.05.23 06:06 수정

식당 한 그릇 값이면 4인분 넉넉

유명 커뮤니티 ‘요리 비법’ 인기

우윳값 올라 두유제조기도 불티

‘만개의 레시피’ 홈페이지 캡처

‘만개의 레시피’ 홈페이지 캡처

서울 성수동에 사는 주부 장모씨(54)는 최근 동네 순댓국집을 찾았다가 크게 실망했다. 한 그릇에 8000원 하던 순댓국이 1만2000원으로 껑충 뛴 데다 머릿고기 등 건더기는 적어졌고 국물 맛은 싱거웠다.

장씨는 22일 “청량리 전통시장에서 순대 1㎏을 4000원, 머릿고기 500g을 5000원에 사다가 시판용 사골국물에 넣고 난생처음 순댓국을 끓였다”며 “4인 가족이 단돈 1만원에 양도 충분하고 맛난 순댓국을 제대로 즐겼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에 외식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전문점 수준의 요리를 집에서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엄두를 못 냈겠지만, 맛을 낼 수 있는 ‘황금 레시피’를 온라인 등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만개의 레시피’ 등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순댓국은 물론 유산슬·해물짬뽕 등 중식에 냉면과 쫄면 등 여름철 인기 메뉴까지 맛깔스럽게 만들 수 있는 비법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짜장면은 지난 3월 7069원에서 지난달 7146원으로 1.1% 인상됐고, 냉면은 1만1538원에서 1.3% 뛰었다. 특히 냉면은 2022년 4월 처음 1만원을 넘어섰고 짜장면은 지난해 10월 7000원대로 뛰는 등 서민들의 외식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9)는 해물짬뽕을 특식으로 만들어 가족들과 행복한 밥상을 즐겼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레시피를 검색해 동네 마트에서 재료를 사다가 직접 볶고 끓였다. 최씨는 “가격 때문에 중국음식점에 가기도 부담스러운데 양과 맛이 예전 같지 않아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면서 “고춧가루로 기름을 낸 뒤 신선한 야채와 해물을 넣고 짬뽕을 끓였는데 셰프 같다며 가족들이 ‘엄지척’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우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두유는 물론 녹두 등으로 만드는 영양죽을 집에서 직접 챙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최근 홈쇼핑과 온라인몰 등에서 ‘두유 제조기’가 불티나게 팔린다.

강점은 콩을 따로 불리지 않고 생수에 넣은 뒤 30분 정도면 건강은 물론 맛도 구수한 두유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기 가격은 1~2인용 9만원대, 3~4인용 11만원대로 부모님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경기 고양의 윤모씨(52)는 “요즘 주부들 사이에 두유 제조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집집마다 1개씩은 갖고 있다”며 “녹두, 호두, 견과류 등을 추가로 넣고 죽까지 끓일 수 있어 아침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즐기기도 좋다”고 말했다.

우유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7월 원유 값이 1ℓ당 88원 오르면서 일제히 인상됐다. 올해 1분기 우유 가격은 100㎖당 385.7원으로 전년 동기(340.7원) 대비 13.2%나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1월 2.8%, 2월 3.1%, 3월 3.1%)인 3.0%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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