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내분 심화…사외이사들, 이건호 행장 요구 모두 거부

2014.06.01 10:13 입력 2014.06.01 10:54 수정
비즈앤라이프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주전산시스템 교체 사업을 둘러싼 이건호 행장측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 행장측은 경영책임자로서의 위상에 큰 상처를 입게 됐으며 이사회 내부의 갈등이 깊어져 당분간 경영에 파행이 우려된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내분사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현재 진행중인 검사를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오는 5일 마무리하고 늦어도 7월 중순께 관련자와 경영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할 계획이다.

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 이사회는 경영진이 상정한 주전산시스템 교체계획 원점 재검토 방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 방안은 이사회에 앞서 경영진이 경영협의회를 열고 이사회 상정을 의결한 내용으로 IBM메인프레임을 입찰에 포함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앞서 열린 감사위원회는 정 감사측이 작성한 감사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감사 보고서에는 주 전산기 결정을 위한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유닉스 기반 시스템이 유리하게 평가되도록 가격과 전환 리스크 요인을 의도적으로 왜곡·누락한 증거가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직후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산시스템 교체사업의 진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는 결과를 밝혀 양측이 휴전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지만 사실상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종전 결정을 재확인하면서 절차적 투명성을 위해 일정 진행을 보류하는 정도로 매듭지어진 것이다.

이 행장과 정 감사는 4월24일과 5월19일 두차례 열린 이사회에 이어 30일 회의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함에 따라 경영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7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에도 국민은행 내홍이 해소되지 못함으로써 국민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에 구멍이 났음을 재확인했다. 경영진이 사태해결을 주도하는데 실패해 리더십 공백마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경영 리더십의 손상은 앞으로 국민은행의 경영활동이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예고한다. 더욱이 이사회에서는 양측간 고성이 오가고 책상을 두드리는 등 격앙된 모습도 연출됐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사외이사와 경영진간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짐에 따라 당분간 정상적인 이사회 운영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은행 노조의 퇴진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이 사태해결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당장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내분사태가 조기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현재 진행중인 특별검사를 6월 5일까지 매듭짓기로 했다. 한 달 이상 소요되는 통상의 검사기간을 보름 가까이 앞당긴 것이다.

국민은행 내분 심화…사외이사들, 이건호 행장 요구 모두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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