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이종업계와 협력사업 봇물…마이데이터 시대 ‘고객 잡아두기’ 승부수

2021.12.16 16:26 입력 2021.12.16 16:37 수정

은행·보험, 이종업계와 협력사업 봇물…마이데이터 시대 ‘고객 잡아두기’ 승부수

은행·보험 등 금융사들이 다음달 마이데이터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앞두고 다양한 이종업계 회사들과 협력 사업을 늘리고 있다. 온라인에서 상품 비교부터 쇼핑·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하도록 편리한 금융·소비 경험을 제공하고,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젊은층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6일 하나은행은 자동차금융 플랫폼 업체 ‘카동’과 협력해 하나원큐 앱을 통해 내놓은 신차 견적 서비스를 현대이지웰, SK앰엔서비스, 인터파크비즈마켓 등 국내 주요 복지몰로 확대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나원큐의 신차 견적 서비스는 차종·옵션에 따른 간편 견적 산출, 맞춤형 자동차 금융 조회 및 신청, 각종 세제 혜택 및 지원금 제도 확인이 가능하며, 카동을 통해 신차 구입 관련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이 서비스를 국내 약 2700여 개 기업체가 이용중인 복지몰에 자동차 전용 섹션을 오픈해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보험, 이종업계와 협력사업 봇물…마이데이터 시대 ‘고객 잡아두기’ 승부수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자사앱 KB스타뱅킹에 배달앱 요기요의 배너를 달아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요기요 앱 사용자들은 홈 화면에 있는 광고배너를 클릭하면 KB스타뱅킹으로 접속해 양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자사 앱은 물론 제휴사 앱에서도 우리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화이트라벨링’ 서비스로 기업 고객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통신 및 전자상거래 관련 파트너사에 화이트라벨링 서비스 제공이 확정돼 공동으로 개발 진행 중으로 향후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향후 보험과 결합 가능한 사업분야인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와의 제휴, 각종 플랫폼 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명보험 업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자 인가를 받은 교보생명은 “구체적인 업체명은 밝힐 수 없지만 헬스케어 전문기업,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모바일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교보생명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공동 홍보하고 신규 고객을 집객하는 마케팅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지난 6월 간병인 매칭 서비스 플랫폼인 케어네이션을 운영하는 HMC네트웍스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생보업계 1위 업체 삼성생명은 금융플랫폼 ‘토스’ 앱에 삼성생명 전용 페이지를 오픈해 토스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상담, 보험료 납입 등 정보 안내, 간편 보험금 청구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난달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은행·보험, 이종업계와 협력사업 봇물…마이데이터 시대 ‘고객 잡아두기’ 승부수

업계와 전문가들은 사용자들의 소비경험 디지털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데 따른 불가피한 협력으로 보고 있다. 김헌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디지털화가 빨리 진행된 배달업을 예로 들면서 “금융업은 의식주 등 인간의 본능과 관련된 업종에 비해 그동안 디지털 경험이 부족했다”면서 “금융사들은 가능하면 디지털 경험이 풍부한 다른 업종들과 협업을 통해 고객들의 디지털 경험 정보를 확보해 금융경험과 연결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은행·보험 등 기존 금융업계와 경쟁관계로 인식돼 온 금융플랫폼 토스와 제휴한 삼성생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용자들의 소비·금융 경험은 한층 편리해지겠지만, 금융소외계층과 해킹 위협이 늘어나는 것은 금융사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오정근 한국금융ICT협회장은 “한 플랫폼 안에서 쇼핑부터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진행이 가능해지면서 해킹도 한층 수월해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금융사들이 얼마나 보안기술을 발전시키느냐가 타 업종과 제휴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헌수 교수는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면서 노년층들의 금융서비스 이용이 힘들어졌던 것처럼, 금융사와 이종업체들 간 협업으로 디지털금융이 가속화되면 금융소외계층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금융사들이 디지털경험 확대에만 속도를 낼 것이 아니라 금융소외계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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