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3’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가전·정보기술(IT) 업체들이 대거 출격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엔데믹의 영향, 그리고 미·중 갈등으로 인해 북미 진출이 막힌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업 숫자와 자금력으로 전시회를 장악한 중국 업계는 이번 전시회에서 9㎜ 두께의 얇은 폴더블폰을 처음 선보이는 등 영향력을 과시하고 나섰다.
IFA2023의 기조연설 세션은 중국 기업들이 장악했다.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업체 아너의 조지 자오 최고경영자(CEO)가 첫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최근 출시된 폴더블폰 ‘매직 V2’를 소개하며 “삼성 갤럭시Z폴드5보다 얇고 애플 아이폰14프로보다 배터리 수명이 길다”고 강조했다. 매직 V2는 접었을 때 두께가 9.9㎜로 폴드5(13.4㎜)보다 얇다. 리튬폴리머 5000mAh 배터리를 탑재해 4323mAh인 아이폰14프로맥스보다 배터리 용량이 크다. 그러나 무선 충전은 지원하지 않으며 방수 지원도 되지 않는다.
아너는 이날 클러치백 스타일의 폴더블폰 ‘V 펄스(Purse)’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접었을 때 두께는 9㎜ 정도로 매직 V2보다 얇다. 자오 CEO는 “바(bar) 형태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23 울트라보다 얇다”라며 연신 견제성 발언을 했다. 다만 컨셉 제품이라 구체적인 출시일과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조 세션 두 번째 연사로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그룹의 피셔 유 대표가 나섰다. 유 대표는 ‘시나리오가 주도하는 기술의 미래’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하이센스그룹은 IFA2023의 최대 후원기업이기도 하다.
이번 IFA2023에는 하이센스·하이얼·TCL 등 중국 기업 1296곳이 부스를 차렸다. 독일(229개)·한국(165개)·미국(61개) 등 주요국 중 가장 많은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