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없다니 이참에 집 살까” “집값 더 떨어질지 지켜보자”

2013.04.01 22:11
박철응 기자

4·1 부동산 종합대책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들은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을 반겼다. 특히 한 번도 집을 사지 않은 생애 최초 구입자들은 주택구입자금 금리가 낮아지는 등 혜택이 커 주택 매수를 적극 고려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아직은 높지 않아 세금 감면 같은 ‘당근책’만으로는 주택 매수 의사가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박근혜 정부가 1일 ‘시장 정상화’와 ‘보편적 주거복지 확대’로 요약되는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이날 한 시민이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밀집된 서울의 한 아파트 상가를 지나며 매물광고를 살펴보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박근혜 정부가 1일 ‘시장 정상화’와 ‘보편적 주거복지 확대’로 요약되는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이날 한 시민이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밀집된 서울의 한 아파트 상가를 지나며 매물광고를 살펴보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 세금·금리 혜택에 젊은층 중심 실수요자들은 반겨
“당근책만으로는 시장 살아나지 않을 것” 신중론도

올해 초 결혼해 서울 강북의 전셋집에 살고 있는 정모씨(30)는 “매년 전셋값을 올려줄 바에는 차라리 집값이 쌀 때 사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면서 “올해까지는 주택 취득세를 전액 면제해준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새집을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그러나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마련한 종잣돈을 집 사는 데 몽땅 털어넣어도 될지는 여전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8)는 “주위에서 한두 명씩 집을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 이제는 집을 살 때도 됐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의 금리가 3.3%까지 낮아지면 매월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 주택 매수를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양도세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금리가 낮아졌지만 아직은 집을 살 시기가 아니라는 구매자들도 많았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40대 직장인 변모씨는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대책보다 획기적인 내용이 있지만 이 정도로는 집을 살 마음이 아직은 생기지 않는다”면서 “최근 집값 하락은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어서 정부 대책으로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몇 년간은 주택시장 흐름을 지켜본 뒤 매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김모씨(35)는 “회사에서조차 분양을 받으라고 은근히 눈치를 주지만 현재 주택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히 이뤄진 상태이고, 소득에 비해 수도권 집값은 여전히 비싸기 때문에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선뜻 집을 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둘러 집을 팔아야 하는 ‘하우스푸어’들은 정부 대책으로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2007년 수도권 신도시의 6억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한 김모씨(46)는 매월 160만원가량의 이자를 내고 있다.

김씨는 “집을 내놔도 수년째 팔리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다”면서 “돈이 있지만 주택 매수를 망설이고 있던 대기 수요가 매매에 뛰어들면 지금 집이 위치도 나쁘지 않아 어렵지 않게 팔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집이 팔리면 이자 부담이 없는 소형 아파트를 사서 이주할 계획이다. 정부가 향후 5년간 양도세를 전액 면제해주기로 해 투자 유망 지역의 아파트를 사두면 실거주를 하면서도 운이 좋을 경우 매매 차익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주택 보유자들은 이번 대책이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지역에 두 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전모씨(55)는 “양도세 면제 혜택이 9억원 이하로 제한돼 있는데, 강남권의 웬만한 아파트는 9억원을 넘는다”면서 “양도세는 앞으로 주택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에만 의미가 있으므로 매수할 만한 주택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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