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욕구 왕성한 ‘월드컵세대’급부상

2002.07.01 18:35

소비욕구가 왕성한 ‘W세대’를 잡아라.

이번 월드컵 대회를 통해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소비 욕구가 왕성한 ‘W(Worldcup)세대’ 혹은 ‘R(Red)세대’의 탄생이다. 월드컵대회 기간에 ‘붉은악마’라는 이름으로 거리에 쏟아져나온 이들 W세대는 월드컵 이후의 소비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나홀로족’으로 분류됐던 젊은층이 월드컵을 통해 강력한 공동체 의식과 애국심을 보여주고 소비행태에서도 전통, 즉 ‘우리 식’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나타냄으로써 식료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소비 추세가 월드컵 이후에도 이어진다면 골뱅이 호프집, 맥주 전문점, 우리맛 아이스크림 등의 점포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골뱅이 호프집등 복고풍 인기◇소비 트렌드 주도 ‘W세대’를 노려라=골뱅이와 치킨을 안주로 판매하는 호프집의 경우 대회가 열린 6월 한달 동안 젊은층 고객이 배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골뱅이는 한때 호프안주의 대명사로 꼽힐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30, 40대 연령층에게는 향수를 자아내는 안주이기도 하다. 골뱅이를 테마로 하되 메뉴를 다양화, 고급화해 중·장년층뿐 아니라 20대 젊은층에게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세련된 인테리어도 이들 업체의 특징이다. 예전 골뱅이호프집이 지저분한 이미지였다면 최근 등장한 점포들은 세련됨을 추구한다. 장소도 뒷골목 후미진 곳에서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중심가로 나오고 있다.

원피스·액세서리도 레드열풍젊은 층을 겨냥한 맥주 전문점도 월드컵을 계기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맥주전문점은 독일의 플라토13, 캐나다 몰슨, 뉴질랜드 크루저, 아일랜드 머피, 일본의 아사히, 멕시코의 코로나 등 세계 각국의 맥주를 골라먹을 수 있다. 세계 10여개국 100여종의 맥주를 취급한다. 갖가지 다양한 세계맥주를 중앙 아이스 바에 넣어 놓고 손님이 직접 골라마실 수 있게 한 것이 특징. 신세대와 중간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장소여서 월드컵 이후에도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아이스크림 시장에도 W열풍이 불긴 마찬가지. 수입제품이 판을 치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 녹차·인삼·미숫가루 등 우리 고유의 맛을 살린 아이스크림이 서서히 세력확장에 나서고 있어 이쪽의 창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생라면 전문점은 생라면을 육수와 각종 야채 등으로 조리해 제공하는 업그레이드형 분식점이다. 출출할 때 간단하게 끓여 먹는 간식거리에서 정식으로 조리해서 먹는 음식으로 격상된 셈이다. 생라면 전문점은 즉석에서 쫄깃하게 뽑은 면발을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끓여내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업종 역시 패스트푸드로 치닫던 젊은이들의 외식 바람에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의류·패션업계에서는 W세대를 대변하는 ‘레드 열풍’이 한창이다. ‘Be The Reds’ 티셔츠에서 시작된 레드 붐이 원피스 등 의류 전반에서 액세서리, 소품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심지어 팬티 등 선명한 칼라를 꺼리는 언더웨어에도 강한 레드 열풍이 불고 있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 조언=W세대는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과 놀이 감각, 그리고 합리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W세대의 특징을 경영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테리어 등에서 획일적인 방식을 탈피, 컨셉을 제공해서 문화적 소비를 자극하고 가치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W세대는 개방적인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공개적인 이벤트를 통한 만남의 장을 마련해주거나 테마 마케팅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개성있는 문화컨셉 마케팅 유효태극기 등 전통적인 상품이나 상징을 파격적이고 과감하게 인테리어, 상품명, 간판 등에 도입하는 아이디어도 W세대에는 상당한 호소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W세대를 공략하려는 사업자들에게는 무분별한 외국 트랜드의 추종보다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글로벌화하려는 시도가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도움말=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

〈최효찬기자 roma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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