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차별’ 경험률, 중졸 22%… 상위권대졸은 6%에 그쳐

2014.01.03 06:00 입력 2014.01.03 06:23 수정

학벌과 노동시장의 차별

취업부터 임금·승진까지 노동시장 전반에 미치는 ‘학벌 프리미엄’은 일반적 인식보다 훨씬 깊고 넓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 진출 후 학벌로 받는 차별의 경험이 어느 것보다 높다고 분석된 것이다. 중졸부터 상위권대까지 학벌을 7단계로 나눠 차별 경험을 살펴본 조사에서 취업 시 차별은 학력이 한 단계 오를 때마다 3.6%포인트씩 차이 나 학벌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개인의 성공과 출세에 ‘학벌과 연줄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한 학부모는 2006년 33.8%에서 2010년 48.1%로 크게 늘어난 반면, ‘성실성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답은 4년 새 41.3%에서 29.7%로 급감했다. 역대 정부마다 서열화된 학벌구조를 깨뜨리겠다고 정책 목표를 잡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 깊고도 넓은 ‘학벌 프리미엄’ 국책연구기관서 밝혀
신장 10㎝ 클 때마다 차별 경험률은 2%P 줄어들어

■ 취업 때 차별 경험 1위는 학벌

새로운 일자리에 취업할 당시 학벌 차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자의 18.1%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중졸 이하는 22.7%, 전문대 출신은 18.6%, 중위권대 출신은 11.7%가 차별을 경험했으며, 상위권 대학 출신 중 차별 경험자는 6.4%에 그쳤다. 학력이 좋을수록 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학벌을 7단계(중졸 이하, 고졸, 전문대, 기타 4년제대, 중위권대, 중상위권대, 상위권대)로 나눈 조사에서 학벌이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차별 경험률은 평균적으로 3.6%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단계면 7.2%포인트 차가 나는 것이다. 대졸자로만 한정할 경우에는 학벌 한 단계당 2.5~2.7%포인트가량 취업 차별 경험률이 증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벌 사회’ KDI 보고서 분석]‘취업 차별’ 경험률, 중졸 22%… 상위권대졸은 6%에 그쳐

■ 임금·승진·사회생활도 학벌 영향

학벌은 취업 후에도 노동여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의 ‘주홍글씨’로 평생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임금에서는 전체 조사 대상자 중 13.2%가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과 전문대 출신의 경험률은 각각 14.9%, 12.6%였지만 4년제대 출신은 7% 안팎에 그쳤다. 특히 상위권 대학 출신의 임금 차별 경험률은 2.6%에 불과해 거의 느끼지 못하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의 차별 경험도 학벌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7.7%가 사회생활에서 차별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고졸과 전문대 출신은 차별 경험률이 각각 7.0%, 6.1%였고, 중상위권 대학 출신과 상위권 대학 출신자는 4.1%, 2.4%만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진·승급에서는 학벌에 따른 차별 경험자가 5.6%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차별이 적었다.

■ 생활·일자리 만족에도 큰 차이

학벌에 따라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와 일자리 만족도도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7단계 학벌 분류에서 대체적으로 학벌이 좋을수록 전반적인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상승하는 것으로 보였다. 상위권대 출신의 만족률은 55.7%였지만 고졸과 전문대졸은 각각 28.2%와 35.3%로 낮았다. 전반적인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균 31.0%였다.

일자리 만족도에서 학벌 효과는 더욱 컸다. 전반적인 만족률이 22.9%로 나타났지만, 상위권 대학 출신들의 일자리 만족률은 47.9%로 가장 하위인 중졸 이하(10.5%)의 4.6배에 달했다. 고졸과 전문대졸, 중위권대 졸업자의 만족률은 각각 19.2%, 25.9%, 40.0%였다. 학벌과 일자리 만족도가 정비례하는 구도다. 보고서는 “심리적인 만족감은 임금 수준이나 취업, 승진에서의 각종 차별 경험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가치를 지닌 것”이라며 “좋은 학벌이 평생에 걸쳐 한 개인의 종합적인 효용 수준을 증대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외모·거주지 따라서도 취업 차별

학벌 외에 성별과 신장, 연령, 출신지 등도 취업과 임금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신장이 10㎝ 더 클 때, 취업에서의 차별 경험률은 2%포인트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취업에서 외모 차별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취업 차별 경험률이 5.3%포인트가량 낮았다. 이는 국내 여성들이 주로 취업하는 분야가 단순·저임금 업종이라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고졸 이하 여성들과 달리 대졸 여성들로 좁히면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 경험은 뚜렷이 관측됐다. 대졸 여성들은 대졸 남성들보다 무려 5.0~6.1%포인트가량 임금에서의 차별 경험률이 높았다. 거주지에 따라서도 취업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보다 지방 출신자의 취업 차별 경험률이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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