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 알고보니 암세포 억제물질 덩어리···폐암·유방암 세포 등 억제

2021.08.02 09:30 입력 2021.08.02 11:50 수정

폐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이 발견된 ‘뱁껍질광대버섯’. 이 버섯은 독버섯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채취해 섭취하면 절대 안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폐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이 발견된 ‘뱁껍질광대버섯’. 이 버섯은 독버섯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채취해 섭취하면 절대 안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독버섯에서 사람의 암세포를 억제하는 물질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독버섯은 강한 독성 탓에 사람이 먹으면 자칫 죽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지만, 최근 사람에게 유용한 물질이 연이어 발견됨에 따라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기현 교수와 공동연구해 위장관 중독을 일으키는 독버섯인 ‘뱀껍질광대버섯’에서 폐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유용물질을 새로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뱀껍질광대버섯에서 모두 6가지 천연물질을 분리했다. 이 물질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실시한 결과, 두 가지 물질이 폐암세포의 생장을 감소시키는 효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들 물질은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에도 연관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세포 단계까지 이뤄졌지만 향후 인체 안전성 검증, 동물 실험 및 임상 시험 등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쳐 질병 치료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연물 전문 국제학술지인 <네츄럴 프로덕트 리서치(Natural Product Research)> 35권에 게재됐다.

앞서 산림과학원이 2019~2020년 실시한 연구에서는 맹독성 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에서 강력한 유방암 관련 항암물질인 로리딘 E가 발견된 바 있다. 2020년 실시한 연구에서는 독버섯인 ‘갈황색미치광이버섯’에서 폐암세포와 전립선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세스퀴테르펜류가 발견됐다. 한심희 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연구과장은 “그동안 용도가 없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던 산림생명자원인 독버섯에서 유용물질을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산림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버섯자원의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버섯에 암세포를 억제하는 물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무분별하게 채취해 섭취하는 행위는 절대로 안 된다. 이번에 발견된 암세포 물질은 이 분야 전문가들이 전문기기 등을 이용해 추출한 것이고, 아직은 연구단계에 있는 된 것이다.

산림과학원은 “뱀껍질광대버섯의 경우 위장관 자극 중독사고를 발생시키는 독버섯이기 때문에 식용은 위험하다”면서 “일부 독버섯에서 암세포 억제물질이 발견됐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독버섯을 함부로 채취하거나 섭취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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