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꼭 다시 만나”, 구조됐던 독수리들 3천㎞ 북상길 날아올랐다

2023.03.05 15:16

자연의벗연구소와 고성독수리자연학교가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진행한 방사 행사에서 멸종위기 조류 독수리 2마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자연의벗연구소와 고성독수리자연학교가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진행한 방사 행사에서 멸종위기 조류 독수리 2마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잘 가, 올겨울에 다시 만나”, 탈진해 구조됐던 독수리들 3000㎞ 북상길 날아올랐다

탈진한 채 구조됐던 천연기념물 독수리 두 마리가 체력을 회복한 뒤 3000㎞에 달하는 북상길에 올랐다. 위치 추적이 가능한 위성항법장치(GPS)를 달고 방사된 이 독수리들로부터 전송되는 이동 정보는 앞으로 겨울 철새 독수리 보호와 이동경로 파악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단체 자연의벗연구소(이하 연구소)와 연구소 부설 고성독수리자연학교는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멸종위기 조류 독수리 2마리를 방사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소는 몽골과 한국을 오가는 독수리의 이동경로 및 활동 양상 파악을 위해 윙택(Wing Tag)과 GPS 장치를 부착해 방사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의벗연구소와 고성독수리자연학교가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진행한 방사 행사에서 멸종위기 조류 독수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자연의벗연구소와 고성독수리자연학교가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진행한 방사 행사에서 멸종위기 조류 독수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현재 한국과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독수리 가운데 개체 식별을 위한 윙택과 위치 추적을 위한 GPS가 부착된 개체는 모두 7마리다. 탈진한 상태로 발견, 구조된 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되다 이번에 방사된 ‘A6’과 ‘A00’은 8번째와 9번째로 윙택과 GPS가 부착된 독수리가 된다. 연구소는 방사된 개체들에 연구소 이름을 따 ‘에코버디 1·2호’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번 독수리 GPS 부착 및 방사에는 지난해 11월 자연의벗연구소가 ESG기부챌린지 플랫폼인 ‘알지(RZ)?’에서 모금한 기금이 사용됐다. 약 3주간 진행된 모금에는 11만9467명이 1500만원을 기부했다. 연구소는 해당 기금을 독수리 모니터링 및 치료, 독수리 먹이 구매, 교육 및 홍보프로그램과 자료 제작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덕성 고성독수리자연학교 교장이 지난 4일 멸종위기 조류 독수리 A00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방사를 위해 옮기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김덕성 고성독수리자연학교 교장이 지난 4일 멸종위기 조류 독수리 A00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방사를 위해 옮기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이날 방사 행사에는 자연의벗 오창길 이사장과 김덕성 고성독수리자연학교 교장, 고성 주민, 환경단체 활동가 등이 참여해 날아오르는 독수리를 보며 박수를 보냈다. 김 교장은 20여년 동안 겨울철 굶주린 독수리에게 가축 부산물 등을 먹이로 주고, 탈진하거나 농약에 중독된 독수리를 구조하는 등의 보호활동을 벌여온 인물이다. 현재는 먹이주기나 구조에만 머물지 않고, 지자체와 정부 지원 등을 받아 생태관광과 생태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조류로서 몽골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하다가 8~9월 남하해 한반도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다. 한국을 찾는 독수리는 살아 있는 생물을 사냥해 먹지 않고 죽어 있는 사체만을 먹이로 삼아 ‘야생의 청소부’로 불리기도 한다. 전 세계에 약 2만여 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성에서는 약 800여 마리는 겨울을 난다.

자연의벗연구소와 고성독수리자연학교가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진행한 방사 행사에서 오창길 자연의벗연구소 이사장(뒷줄 왼쪽에서 두번째) , 김덕성 독수리자연학교 교장(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자연의벗연구소와 고성독수리자연학교가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의회 앞 독수리식당에서 진행한 방사 행사에서 오창길 자연의벗연구소 이사장(뒷줄 왼쪽에서 두번째) , 김덕성 독수리자연학교 교장(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제공.

오창길 자연의벗연구소 이사장은 “멸종위기종인 독수리를 위해 십시일반 모은 시민의 마음을 뜻 깊은 곳에 전달하게 되어 기쁘다”며 “관련 교육 및 홍보 활동도 병행하면서 독수리 보호 및 보전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2014년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환경단체로, 2020년부터 서울시마포구환경교육센터로 지정됐다. 수달, 바다거북, 따오기, 큰고니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있는 지역에 거점 자연학교를 세우고, 환경교육과 멸종위기종 보호활동의 일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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