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새로운 페이스메이커 ‘표적치료제’

2011.07.28 21:22
심승철 을지대병원(대전) 류마티스내과 교수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4대 스포츠대회 개최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인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육상의 대표적인 경기는 바로 마라톤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곧잘 마라톤에 비유된다.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의술 인술]‘류머티스 관절염’ 새로운 페이스메이커 ‘표적치료제’

세계적으로 인구 100명당 1명에게 발생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겨 거꾸로 우리 몸의 여러 장기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일단 한번 시작되면 관절 연골을 비롯해 뼈까지 파괴시켜 관절의 변형을 가져오고, 결국 관절을 쓰지 못하게 만든다. 이르면 발병 2년 이내에 관절이 파괴되고, 손상된 관절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류머티스 관절염을 퇴행성 관절염과 혼동하여, 단순히 나이가 들어 관절이 쑤시고 손발이 뻣뻣해지는 것이라고 잘못 판단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에게 남자보다 3~4배 많이 발생하지만 환자들의 상당수는 가사로 인해 피로가 쌓여 나타나는 증상으로 받아들이고 병원을 찾지 않는다. 실제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발병 후 진단을 받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8년이다. 이 때문에 진단 시 환자 절반가량은 관절이 손상된 상태다.

환자의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암이나 뇌졸중보다 더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이 바로 류머티스 관절염이다. 증상이 나타난 이후 진단시기가 늦어질수록 삶의 질이 더욱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관절 손상이 일어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서둘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을 굽히기가 어려운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군데 이상의 관절이 뻣뻣하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류머티스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류머티스 관절염을 치료할 때는 약물요법을 주된 치료로 하며 물리치료, 운동요법을 병행한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약물치료에는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제제, 항류머티스 제제 등을 주로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를 병용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효능이 우수한 신약들이 개발됨에 따라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티엔에프(TNF)라는 염증 물질을 억제함으로써 관절 변형을 최소화해 병의 진행을 막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해도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표적치료제’로 불리는 신약이 최근 개발되어 기존의 생물학적 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약제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에 직접 작용해 더 이상 염증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차단한다. 효과가 높고, 현재까지 나온 생물학적 제제 중 가장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꼽힌다.

마라톤에서는 빠른 출발보다는 결승선까지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라토너가 성공적으로 경기를 마치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 있다. 바로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다. 즉 대표 선수의 성공적인 완주를 위해 페이스 조절을 도와주는 선수를 의미한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라는 마라톤을 건강하게 완주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마다 결승선까지 안전하게 안내해 주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는 치료제들이 필수적이다.

더 많은 페이스 메이커들이 개발돼 모든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가 평생 관절 손상 없이 완주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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