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요로결석 배출 도울 뿐 예방약이 아니다

2011.08.04 18:51
이승배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비뇨기과 서울대 의대 교수

찌는 듯한 더위, 흘러내리는 땀, 진한 노란색의 소변…, 그리고 왜 이렇게 옆구리가 아프지?

수분 증발로 인해 오줌이 진해지는 여름이 되면 요로결석이 생기거나 재발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갔다가도 어느새 통증이 자연히 사라져 꾀병으로 눈총을 받기까지 하는 얄궂은 질환이다.

[의술 인술]맥주, 요로결석 배출 도울 뿐 예방약이 아니다

요로결석 환자들은 흔히 맥주를 많이 마시라는 조언을 듣는다. 요로결석에는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게 좋다”는 상식이 널리 퍼져 있다. 과연 그럴까?

실제로 맥주는 요로결석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요관에 걸려 있는 돌이 잘 빠져나오려면 소변량이 많아야 한다. 신장에서 많은 양의 소변을 만들어서 요관을 통해 배출시키면 작은 요관결석의 경우 자연히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다.

섭취한 수분의 양보다 더 많은 소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음료가 있다면 결석의 자연 배출에 매우 유용할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잘 맞는 것이 맥주다. 의사들도 대부분의 요관결석 환자들에게 요로결석 배출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맥주 마시기를 권한다. 맥주 이외에 옥수수수염차 등 이뇨작용을 하는 음료도 결석의 자연 배출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맥주를 비롯해 이뇨작용을 하는 음료들은 요관결석의 배출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요로결석의 예방에 유용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맥주를 비롯한 모든 주류에는 오히려 요로결석이 잘 만들어질 수 있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평소에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것은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결석 생성을 초래하는 일이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소변에서 요로결석 생성의 원인이 되는 칼슘, 나트륨, 수산, 요산 등의 농도를 낮춰야 한다.

나트륨은 요로결석의 성분들이 서로 뭉쳐지기 좋은 역할을 한다. 즉 소변을 산성으로 만들고 요석 생성 억제인자인 구연산을 줄인다. 짜게 먹으면 고혈압이나 심장병뿐 아니라 요로결석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요로결석이 자주 재발하는 사람은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단백질이 체내 대사작용을 거친 후 최종 산물로 버려지는 것이 요산이다. 혈액 속에 요산이 많아지면 혈관, 신장, 관절 등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되면 소변이 산성화되고, 이로 인해 칼슘과 수산이 많아진다. 요산이 물에 녹지 않는 형태로 바뀌고 구연산이 감소해 요로결석이 매우 잘 생긴다.

그러므로 구연산이 함유된 음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요로결석 예방과 재발방지에 좋다. 구연산이 많은 과일들은 레몬 등 주로 신맛이 난다. 그러나 이런 과일 음료들에는 당분 및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신장 기능이 나쁘거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칼슘은 요로결석의 주성분이긴 하지만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이 올 수 있는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고도 쉬운 방법은 다량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줄어들어 소변이 진해진다. 당연히 요로결석을 만드는 성분들이 잘 결합한다. 소변 중 물의 양을 늘려 이 성분들의 농도를 묽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 2ℓ 이상의 소변량이 유지되도록 최소한 2ℓ 이상, 많게는 3ℓ 이상 충분히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내비뇨기과학회 홈페이지(www.endourology.or.kr)에는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수칙과 칼슘, 수산, 단백질, 염분 등의 함유량이 높은 식품이 건강상식란에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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