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대다수, 술 먹고서 안 먹었다고 부정하는 경우 많아

2014.07.01 12:16 입력 2014.07.01 13:49 수정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최근 경남 양산시의 한 병원에서 알코올 의존 환자가 병실 쇠창살을 자르고 탈출하려다 떨어져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그에 앞서 대구 북구의 한 야산에서는 알코올 문제가 있던 중년 남성이 신변을 비관해 목을 매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는 이들의 극단적인 행동으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북부병원 알코올 클리닉 하라연 과장은 “알코올 의존 환자의 경우 간, 췌장, 위장뿐 아니라 영양 저하 및 알코올 독성으로 인해 뇌신경이 파괴돼 판단력이 저하된다”며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환각 증상이나 우울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면 판단력이 더욱 저하돼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 의존 환자들은 뇌기능 저하로 인해 조절 능력을 상실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의지와 인내력이 부족해지고 술을 마셨는데도 안 마셨다고 쉽게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사실을 ‘부정’하려는 행위가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데 술 취한 사람에게 술이 취했으니 그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나 안 취했다”라고 답한다. 대부분 술에 취한 사람들은 자신이 술에 취했다는 사실조차 부정한다. 심지어 마신 술의 양과 기간을 부정하고 술로 인한 폐해와 악영향들까지 부정한다.

심한 경우에는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 폭력적인 행위를 일삼기도 한다. 특히 반사회적 인격장애나 우울증, 조울증 등의 정신 질환이 동반되어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 행동이 더욱 심해진다.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양 이상의 음주로 인해 가정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준 경험 있다면 절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로 인한 문제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술을 찾는 일이 빈번해지거나 혹은 술을 입에 대지 않으면 손 떨림이나 불안 증상,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알코올 의존을 의심해 봐야 한다.

평균 1주일에 3~4회 이상 자주 술을 마시고 한 자리에서 4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경우, 음주 후 필름이 끊기는 현상(블랙아웃)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알코올 의존으로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알코올 의존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도 알코올성 치매로 진행될 수 있으며 간경화나 만성췌장염 등의 질병을 유발 할 수 있다.

하라연 과장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끊을 수 없다면 전문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전문치료로는 단주 유지를 위해 아캄프로세이트, 날트렉손 등의 약물 치료와 함께 인지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도 알코올의 문제는 개인 수준의 문제를 넘어 가족 해체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반드시 전문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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