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발치의 복병, ‘건성치조와’란

2016.01.05 10:16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잇몸뼈 제대로 아물지 않아 염증 생기는 증상

우리가 흔히 사랑니라고 부르는 치아는 큰 어금니 중 세 번째 위치인 제3대구치를 말하는데 구강 내에 제일 늦게 나오는 치아다. 보통 19세에서 21세 사이 많이 나는데 사랑을 느낄 만한 나이에 난다고 해서 ‘사랑니’라고 불린다. 사랑니는 관리가 쉽지 않고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겨 발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랑니 발치 후 건성치조와 때문에 심한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관리 어려운 사랑니, 발치가 일반적

사랑니는 사람마다 제각각 난다. 한 개도 안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개만 나거나 2개만 나는 사람, 4개 모두 나는 사람 등 모두 다르다. 통계적으로는 30% 내외의 사람들이 사랑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사랑니가 전혀 안 나는 사람도 있다는 건 그만큼 사랑니가 신체에 필요 없다는 방증이다. 예전처럼 질긴 음식을 씹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인간의 아래턱뼈는 점점 작게 진화했는데 아래턱이 작아지면서 치아가 나올 공간이 부족하게 돼 사랑니도 퇴화되는 것이다.

문제는 관리다. 사랑니처럼 관리하기 어려운 치아도 없다. 날 때부터 유난히 아픈 경우도 있고, 별문제없던 사랑니에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공간부족으로 인해 나는 위치나 형태가 비정상적인 경우가 많아서다. 다른 치아처럼 똑바로 자라나지 않고 기울어지거나 누워있기 쉬운데 기울어지는 방향도 앞 어금니 쪽이나 뒤, 혀, 뺨 쪽 등 제각각이다. 형태 또한 일부, 혹은 전부가 잇몸에 묻혀있기도 하고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클 수도 있다.

따라서 음식물 찌꺼기가 잘 끼어 염증이 생기기 쉽고 바로 앞 어금니까지 썩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똑바로 난 사랑니라 할지라도 입 맨 안쪽에 나 있는 까닭에 칫솔이 잘 닫지 않아 충치가 생기기 쉽다.

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똑바로 잘 나있고 사랑니와 뺨 사이에 간격도 충분해 칫솔질을 잘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뽑을 필요 없지만 사랑니 주위 잇몸이 붓고 농이 나오거나 사랑니가 썩은 경우, 사랑니 주위에 물혹이 생겼다면 발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꼭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치가 권유되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 일부가 잇몸에 덮여 있어 음식물이 자주 끼는 경우다. 또 기울어져 있는 경우에도 청결한 관리가 어렵고 인접치아를 압박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발치하는 것이 좋다.

혈병 떨어져 나가면서 감염돼 붓거나 통증 발생

사랑니 발치로 인한 통증은 2~3일이면 사라진다. 하지만 사랑니 발치 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잇몸 뼈가 제대로 아물지 않아 염증이 생기는 ‘건성치조와’ 증상이다.

건성치조와란 치아 발치 후 아무는 과정에서 혈병(딱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거나 형성됐어도 1~3일 이내에 탈락하면서 잇몸 뼈가 노출되는 치유장애를 말한다. 치아를 발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이 멈추고 혈병이 형성되면서 육아조직이 채워져 아무는데 이때 혈병이 제대로 생기지 않으면 입 안에 있는 세균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감염돼 붓거나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잇몸도 피부처럼 상처가 생긴 후에는 딱지가 생기는데, 피부와 달리 잇몸에 생기는 딱지는 떨어질 경우 다시 생기지 않기 때문에 딱지가 떨어지면 해당 부위가 입 속 세균에 감염돼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건성치조와가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병이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흡연이나 침을 과도하게 뱉는 행위 또는 빨대를 사용하면서 입 안에 음압이 높아져 혈병이 떨어져 생기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드물게는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아래턱 쪽 사랑니를 발치 할 때 발생하는데 통증과 입 냄새가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랑니 발치 후 통증기간을 줄이고 싶다면 건성치조와가 발생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건성치조와는 평소 생활습관만 잘 지켜도 예방할 수 있다. 흡연자는 사랑니 발치 전후 1주일간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좋다. 흡연 시 들이마시는 공기가 뜨겁고 건조해 딱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며, 담배 끝을 빨아들일 때의 음압으로 딱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발치 후 빨대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경구피임약 복용 역시 사랑니 발치 전후로는 피해야 한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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