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일방통행식 가족 소통이 원인

2017.05.01 10:05 입력 2017.05.01 10:06 수정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사상의학 창시자 이제마 선생은 ‘아자위심(我自爲心)과 아자위신(我自爲身)이 만병을 초래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자위심이란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아자위신이란, 내 한 몸 편한 대로 그냥 행하는 것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상대 배려보다는 내 몸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밀고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결국 한 인간의 어리석고 불초함으로 이어져 화병과 같은 고질병이 된다는 게 바로 이제마 선생의 질병관입니다.

주차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배려 없이 나 혼자 편하자고 아무렇게나 주차를 해놓으면 일단은 편합니다. 하지만, 옆 사람이 차를 넣기도 빼기도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죠. 결국 옆 차문을 열려면 내 차에도 흠집이 안 날 수가 없겠죠. 배려가 부족했던 나의 행동은 결국은 나에게도 알게 모르게 그 대가가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제마 선생은 이런 ‘아자위신’과 ‘아자위심’이 화병과 같은 고질병을 만드는데도 관여된다고 본 겁니다. 선현들의 지혜로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갈등을 짚어보는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181화에서는 가족 간 배려부족이 어떻게 병을 만들게 되는지 환자 사례들을 통해 짚어봅니다.

☞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팟캐스트 듣기

화병과 불면증 때문에 내원한 한 중년 여성 ㄱ씨는 남편의 과도한 부부관계 요구가 원인이었습니다. 아내가 몸이 피곤하고 힘든데도, 남편은 젊어서부터 막무가내로 부부관계를 일방적으로 시도합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합니다. 아내의 몸이 어떨지, ‘강간당하는 것 같다’는 아내 호소도 전혀 이해를 못합니다. 남편은 “밖에서 딴 여자와 불륜을 하는 남자들도 많은데, 나는 내 아내를 이렇게 사랑해서 한 우물만 파는데도 너는 왜 이렇게 불만이냐”며 도리어 화를 낸다는 겁니다.

학교등교거부증 때문에 내원한 중학생 ㄴ양과 엄마와의 소통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ㄴ양은 한 이틀 학교를 가면 그 다음날은 석연찮은 여러 이유들을 대며 학교에 지각하거나 안 가버립니다. 겨우 갔다가도 몸이 아프다며 양호실에 있다가 조퇴를 해버립니다. 엄마는 지금껏 아이를 위해서 학원 정보 수집하며, 과외도 어렵게 좋은 선생님과 붙여주며 백방으로 애쓰며 키웠는데, 딸이 이제 학교조차도 안 가려 한다는 사실에 화병이 났습니다.

엄마는 “이렇게 너를 위해 좋은 것만 해줬는데 엄마의 이런 마음을 10분의 1도 몰라주나“는 겁니다. 그런데, ㄴ양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달랐습니다. 정작 ㄴ양이 해보고 싶고 원했던 것은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던 겁니다. 일상의 사소한 행동이나 옷 입는 것 하나까지도 엄마는 자기 옳음대로만 개입해온 겁니다.

모두 자기 옳은 방식대로 배려를 제 맘대로 해석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결국 자신도 상대도 모두 병들게 됩니다. 진정한 배려가 아닌 ‘아자위심’과 ‘아자위신’에서 비롯된 일방적 가족 간 소통방식이 결국 화병과 같은 고질병을 낳게 되는 이치를 심통부리기 제 181화에서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