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장기화로 신약 임상시험도 줄줄이 지연··· 손실 증가에 애타는 제약업계

2024.03.22 15:59 입력 2024.03.22 18:27 수정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약업계의 임상시험 진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약업계의 임상시험 진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이탈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신약 개발 관련 임상시험 진행 일정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임상시험 지연에 따른 손실과 허가 취소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을 비롯해 약품 발매와 관련된 국내 임상시험 대부분이 진행되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임상시험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기약 없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물론 앞으로 예정된 사안도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당장 일정 지연으로 정해진 기한 안에 내야 할 자료 제출이 불가능해지면서 관련 당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는 등의 사태도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과 관련해 담당 연구자와 만나 회의 일정을 잡는 일부터 줄줄이 취소되는 등 진행의 어려움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은 우선 연구를 진행할 병원의 내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심사위는 연구의 윤리성과 과학적 타당성 등을 심의하는 기구로, 임상시험 진행 여부를 승인받기 위해 거치는 첫 단계에 해당한다. 현재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교수들의 업무가 가중되면서 특히 임상시험이 몰리는 대형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향후 심사위 개최 일정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보다 시급한 진료와 수술 진행에 의료진을 투입하며 버티다 보니 임상시험과 관련 연구는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병원 내부의 심사·승인을 거쳤더라도 이후 업체와 병원과의 계약 체결과 ‘개시모임(SIV)’ 개최, 연구대상자 등록 등 후속 단계 역시 줄줄이 늦춰지고 있어 시험을 진행하는 업체의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아예 환자 모집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업체도 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여러 대학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데 환자 모집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약 임상의 경우 특히 문제가 심각해 당장 환자 모집 단계는 물론이고 개발과 발매 일정이 모두 뒤로 밀리면 장기적 손해는 더욱 막심해진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당국으로부터 받는 처분과 금전적 손실은 온전히 기업의 몫이다. 업계에선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 때문에 진행이 지연되고 있으나 손실을 보전해줄 경로가 마련된 것도 아니라서 신약 개발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이 차질을 빚어 신약개발이 지연되면 업계의 금전적 손실을 떠나 제약·바이오 업계가 장기적인 생존 측면에서도 위협을 받는다”며 “보건당국의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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