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다 걸었다면… 바위·동굴 따라 걸어보자

2014.10.15 21:29 입력 2014.10.15 21:42 수정

‘지질 트레일’ 코스 첫선

제주엔 올레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질 트레일’도 있다.

제주도는 독특한 지질자원 덕분에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된 섬이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만장굴, 서귀포층, 천지연폭포, 대포해안주상절리, 산방산, 용머리, 수월봉, 우도, 비양도, 선흘곶자왈 등 모두 12곳이 핵심 지질명소. 제주도는 이 같은 지질명소를 중심으로 마을의 민속과 문화 등을 접목해 제주인의 삶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지질 트레일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곳은 수월봉, 산방산·용머리해안 일대 2곳이며 이달 말이면 김녕·월정 지질 트레일 코스가 문을 연다.

청굴물. 바닷가에 자리잡은 샘물로 맑고 시원한 용천수가 솟아나는 곳이다.

청굴물. 바닷가에 자리잡은 샘물로 맑고 시원한 용천수가 솟아나는 곳이다.

제주 북동부의 김녕·월정 트레일은 14.6㎞의 코스다. 지질의 특색과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25개 포인트로 구성돼 있다. 전체를 걸어서 둘러보는 데는 4~5시간 정도 걸린다. 이 지역은 만장굴뿐 아니라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 많은 용암동굴이 있는 곳이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전봇대를 설치하거나 터파기 공사를 하다 동굴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발견되지 않은 동굴이 많이 산재해 있다. 동굴 위에 사람들이 집을 짓고 밭을 경작하며 살고 있는 셈이다. 동굴 아래로 내려가 볼 수 있는 ‘게웃샘굴과 게웃샘물’ 코스에선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땅 아래 용암동굴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면 땅 위에는 빌레가 많다. 빌레는 용암이 빠르게 흘러 굳으면서 생긴 널찍한 돌을 일컫는 제주방언이다. 예로부터 이 지역 사람들은 곳곳에 널린 돌을 깨 밭을 만들어야 했다.

트레일 코스 중간중간에 만나는 ‘밭담’과 ‘빌레길’(코스명은 김녕밭담길, 월정밭담길, 진빌레길 등)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실상은 척박한 삶을 이겨낸 지역민들의 눈물과 지혜가 서려 있는 현장이다.

사람들은 화산섬의 돌투성이 밭에서 돌을 깼고 강한 바람으로부터 씨앗과 싹, 밭을 보호하기 위해 담을 얼기설기 쌓아 올렸다. 이 같은 밭담은 과학적으로도 강한 바람을 찢는 파풍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질학적 이해가 바탕이 된 상태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그저 멋진 경치가 아닌, 완전히 새롭고 감탄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지역주민들이 해설사로 나서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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