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노인일자리 기업 1호점 ‘청춘주먹밥’ 문 열어

2012.04.01 23:31 입력 2012.04.01 23:32 수정

전업주부로 40년을 살아온 김유미 할머니(67·송파구 삼전동)는 요즘 직장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보람차게 살고 있다. 김씨는 매일 아침 가족들을 일터로 내보낸 뒤 분주하게 출근 준비를 한다. 그의 직장은 집에서 걸어 10분 거리에 있는 ‘청춘주먹밥’이다.

김씨가 3주 전부터 일을 하고 있는 청춘주먹밥은 송파구의 노인일자리 창출기업 1호다. 지하철 8호선 석촌역 지하에 자리한 ‘청춘주먹밥’에는 평균 연령 67세인 직원 5명이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갖가지 재료로 주먹밥을 만들어 판매한다. 샐러드, 따뜻한 국물 등이 어우러진 주먹밥 가격은 1500원이다.

송파구 노인일자리 기업 ‘청춘주먹밥’이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 8호선 석촌역 지하에서 문을 열었다. | 송파구 제공

송파구 노인일자리 기업 ‘청춘주먹밥’이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 8호선 석촌역 지하에서 문을 열었다. | 송파구 제공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8시쯤 출근하자마자 주황색 유니폼과 모자, 앞치마를 갖춰 입고 간단한 청소를 한 뒤 가게 문을 열었다. 쇠고기·멸치·참치·김치 등 주먹밥 속과 멸치 육수를 준비하고 야채를 다듬다 보면 오전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직장인들이 매장에 들어차고 주문 전화가 쉴새없이 이어졌다.

김씨는 “아직 일이 손에 익지 않아 서툴지만 신선한 재료에 엄마의 정성을 담아 만들어 맛은 보장한다”며 “여기서 터득한 비법으로 오늘 아침상에도 주먹밥을 올리니 가족들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참치마요네즈 주먹밥을 주문한 직장인 박장원씨(33·신천동)는 “어르신들이 하는 가게인 데다 맛도 좋아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청춘주먹밥 아이디어는 송파노인복지센터 정윤정 사회복지사(32)가 내놓았다. 2007년부터 정부의 노인 일자리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해온 그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일자리가 청소·빨래·말벗 서비스 등으로 단순한 데다 기간도 짧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 복지사는 노인들이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조리법이 간단하고, 주변 상권과 겹치지 않는 먹거리 아이템을 찾다가 주먹밥에 착안했다.

청춘주먹밥은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달 29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시범운영 기간 하루 매출은 50만원 내외였다. 그러나 30일 매출은 80여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청춘주먹밥 노인 직원들이 하루 6시간 일해 버는 돈은 한달 50만원이다. 다른 노인 일자리 사업(평균 20만원)의 두 배에 이르다보니 일을 하려는 지원자도 많다.

정 복지사는 “매장 수익금은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인복지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청춘주먹밥 2·3호점을 개설해 프랜차이즈화하고 사회적기업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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