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내가 용산참사 당시 시장이었다면 경찰 물러나라 했을 것”

2012.07.01 22:49 입력 2012.07.02 00:41 수정

용산참사 다룬 영화 ‘두개의 문’ 관람

박원순 서울시장(얼굴)은 1일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개봉 7일 만에 관객 1만명을 돌파한 영화 <두개의 문>(감독 김일란·홍지유)을 관람했다. 서울시의 재개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도 이 영화를 단체 관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이날 비서실 관계자 서너 명과 함께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오후 5시30분에 상영한 <두개의 문>을 관람한 후 관객들 앞에 섰다. 박 시장은 마이크를 잡고 “내가 만약 당시 시장이었다면 저 앞에 가서 강제철거를 못하게 ‘경찰 물러나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물대포를 막 쏜 게 ‘소방’인데 다행히 소방서는 서울시 관할”이라며 “내가 당시 시장이었다면 물대포 쏘지 말고, 다 철수하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내가 용산참사 당시 시장이었다면 경찰 물러나라 했을 것”

그러면서 박 시장은 “(시장) 임기 중 강제철거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제철거는 관리처분이 돼 조합 측 공사가 들어가면 구청과 회사 사이에서 결정되는 일이라 시장으로서 다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렇지만 내가 서울시장으로 있는 한 이런 일은 절대로 있어선 안된다. 구청장이나 그런 쪽에 이미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내에 1300여개의 뉴타운이 지정돼 있고 그 속에는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언제 다시 강제로 쫓겨날지 알 수 없다. 법률 시스템이라는 것과 법을 운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큰 시스템 안에 담겨 있다”며 “이 사태가 또다시 벌어질 수 있는 큰 제도와 틀 속에서 내가 중요한 직책에 있다는 것을 무겁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며칠 전 봉천동에도 똑같은 사건이 일어나 강제철거에 직면했다”며 “철거 예고를 보고 ‘오늘 일정 다 취소하고 가겠다’ 했더니 다행히 시 책임자들이 최악의 사태는 막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도대체 누구한테 원천적인 죄가 있겠나. 국가 권력이 이렇게 잔인할 수가 없다. 결국 우리 국민들의 책임이다.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한 것은 우리 자신이다”라며 “진정으로 정의롭게 시민의 편에 서고 그런 사람을 제대로 뽑고 그렇게 되도록 항의하고 그랬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날카로운 질문을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발언이 끝나자 영화를 연출한 홍지유 감독은 “동절기 강제철거가 이미 금지돼 있지만 경험을 보면 늘 추운 겨울 새벽에 이뤄진다”며 “시장님께서는 예외적 상황에 놓일지라도 ‘강제철거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김일란 감독은 “다큐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 시장님께 잘 전달된 것 같다”며 “영화 이후의 행보에 동참해달라. 김 사무국장이 말한 것처럼 항소심을 앞둔 2명은 1심에서 4년형을 받았다. 시장님께도 탄원서 서명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의 <두개의 문> 관람은 공식 일정이 아닌 개인적인 일정으로 며칠 전 예약을 통해 영화관람이 이뤄졌다”며 “서울시 주택정책실 공무원들의 경우 별도로 단체관람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