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노량진 명물 컵밥거리 이전…“노점 철거 아닌 상생 도모”

2015.05.20 11:00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 몰려 있는 컵밥 가게 등 노점들이 오는 9월 사육신공원 맞은편으로 이전한다. 노점 이전은 ‘단속’이나 ‘철거’가 아닌 대화를 통한 합의의 결과다.

동작구는 통행불편을 초래했던 노량진 학원가 ‘컵밥거리’를 새롭게 조성하는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이전하고, 기존 거리는 ‘노점 없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노량진역 일대는 학원가가 몰려 있고, 교통수요가 많아 하루 유동인구가 12만명에 달한다. 학원 수강생들을 상대로 한 노점들이 일대에 자리잡았고, ‘컵밥’이라는 명물도 만들어냈다. 구는 “최근 외국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좁은 인도의 노점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로법 위반행위에 대해 철거나 단속으로 대응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노점주들과 대화에 나서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게 됐다고 구는 설명했다.

노량진 학원가 노점. 동작구 제공

노량진 학원가 노점. 동작구 제공

지난해 10월 구청장, 노점상인, 구의원, 주민 등이 참석해 ‘노점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기업형 노점은 불가’, ‘생계형 노점은 상생 도모’라는 노점관리 원칙을 세웠다. 구는 지난 2월 노점주, 상인, 일반주민 등을 대상으로 노점 이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3월에는 노량진1동 주민센터에서 노점주 30명을 대상으로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4월엔 학원생과 노점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뒤 노점 상인들은 자체 찬반 투표를 거쳐 이전에 합의했다. 현재 노량진로에는 모두 46개의 노점이 있다. 이중 노량진 학원가에만 34곳이 집중돼 있다. 학원가 노점은 음식물을 취급하지 않는 5곳만 남기고 모두 이전된다.

[동작구]노량진 명물 컵밥거리 이전…“노점 철거 아닌 상생 도모”

만양로 입구에서 사육신공원 육교까지 약 270m 구간이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조성된다. 이 구간은 기존 구간보다 폭이 넓어 노점이 들어와도 통행에 큰 불편이 없는 곳이다. 이곳으로 이전된 노점은 새롭게 규격화(2.8×2.15m) 되어 재배치된다. 수도, 전기 시설은 물론 공중화장실, 쉼터 등 이용객 편의시설도 설치된다.

노점이 떠난 곳은 ‘노점 없는 거리’로 바뀐다. 통행 편의를 위한 보도 정비가 실시되고, 가로수 이식, 학원거리에 걸맞는 조형물도 조성된다. 비교적 통행이 쉬운 유한양행에서 노량진삼거리 구간에 위치한 노점 7곳은 현 위치에서 영업한다.

구는 특화거리 조성과 노점 이전에 맞춰 노량진역 보도육교 철거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노점실명제 도입, 노점 운영규정 및 관리조례 제정을 통해 노점의 제도권 편입을 도울 예정이다. 노량진에서 시작한 노점정책은 구의 전 지역으로 확대된다.

이창우 구청장은 “그간 불편을 참아주신 지역주민들과 기꺼이 이전 협의를 해주신 노점 상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노량진의 노점정책을 동작구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모범적인 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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