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었다면 서른셋, 330만원 기부합니다”…아들 이름으로 ‘효도밥상’ 차린 아버지

2024.04.22 20:25 입력 2024.04.22 20:31 수정

지난 19일 마포구청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아들 이름으로 ‘효도밥상’ 후원금을 기탁한 권경환·김윤주 부부(다섯·여섯번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포구 제공

지난 19일 마포구청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아들 이름으로 ‘효도밥상’ 후원금을 기탁한 권경환·김윤주 부부(다섯·여섯번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포구 제공

“아들이 떠난 지 꼭 3년 되는 날입니다. 살아있었다면 서른셋이 되는 날이어서 330만원을 기부하니 효도밥상에 써주세요.”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청을 찾은 공덕동 주민 권경환·김윤주씨 부부가 아들 고 권태훈씨를 대신해 효도밥상 후원금을 기탁했다. 이날은 마포에서 음식점 등을 운영하다 사고로 한 달여 만에 세상을 떠난 아들의 3주기였다.

아버지 권씨는 “아들은 부모를 잘 챙기고 어른을 공경하던 효자였다”며 “마포구에서 하는 효도밥상의 반찬공장이 지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 생각이 많이 났다. 살아있다면 분명 어르신들을 위한 일에 함께했을 것 같아 아들 이름으로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시범 도입된 효도밥상은 마포구와 마포복지재단이 지역 식당들과 협약을 맺어 만 75세 이상 1인 가구 주민들에게 무료로 한 끼를 제공하는 제도다. 주 6일 점심을 먹으러 오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안부도 확인한다. 마포 16개동 전체에 17개 급식소가 생겨 하루 약 500명의 식사를 챙겼다.

마포구는 올해 초 반찬공장을 완공해 이곳에서 한꺼번에 만든 식사를 배송하는 방식으로 15곳을 추가했다. 반찬공장은 하루 1000명의 식사를 조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에 지역 31개 급식소에서 1000명의 어르신들이 효도밥상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급식기관뿐 아니라 경로당을 통해서도 효도밥상을 제공하기 위해 상반기 중으로 성산2동 무리울새마을경로당에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이후 지역 경로당으로 확대해 하반기 총 1500명의 한 끼를 준비할 계획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가슴 아픈 일을 이웃을 위한 사랑으로 돌려주시는 것을 보니 감사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무겁다”며 “부모님의 뜻을 새겨 후원금을 허투루 쓰지 않고 효도밥상 운영에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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