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못 이긴 ‘청군·백군’…운동회 줄취소

2017.05.01 22:24 입력 2017.05.01 22:28 수정
박준철·박미라·경태영 기자

초등교 대부분 이달 초 계획 불구 날씨 나빠 연기 속출

‘체육관 운동회’로 대체도…강행 학교에선 학부모 항의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솔초등학교 학생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에서 열린 체육대회에서 공 넘기기 게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솔초등학교 학생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에서 열린 체육대회에서 공 넘기기 게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봄철 초등학교에서 펼쳐지는 운동장 운동회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인천지역 상당수 초등학교는 노동자의날인 1일 부모와 함께하는 운동회를 운동장이 아닌 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거나 연기했다.

인천 계양구의 ㄱ초등학교는 이날 오전에 1·2·3학년, 오후에 4·5·6학년 운동회를 운동장에서 개최하려 했다. 그러나 오전 7시 미세먼지 농도가 119∼125㎍/㎥의 ‘나쁨’ 수준으로 나오자 운동회를 11일로 연기했다.

ㄱ초등학교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해 실외활동을 자제하라는 매뉴얼에 따라 운동회를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 남구의 ㄴ초등학교도 이날 3·4학년 운동회를 운동장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같은 이유로 실내체육관으로 옮겼다.

교육부의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실무 매뉴얼’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 100㎍/㎥ 이상은 ‘예비주의보’로 실외수업 자제와 바깥공기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150㎍/㎥ 이상은 ‘주의보’, 300㎍/㎥ 이상은 ‘경보’로 체육활동과 운동회를 금지하고 실내수업으로 대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 수원의 ㄷ초등학교도 이날 오전 학부모들에게 긴급 문자를 보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의 수준을 보여 운동장에서 하기로 한 운동회를 체육관과 교실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운동장에서 했던 학년별 계주 등은 취소됐고, 대신 민속놀이로 대체했다.

경기 파주시의 ㄹ초등학교도 이날 오전 8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나오자 운동회를 실내활동으로 바꿨다. 이 학교는 체육관도 없어 시청각실과 강당에서 연극 관람과 전통놀이를 했다. 이날 경기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89∼129㎍/㎥로 모두 ‘나쁨’ 수준이었다.

미세먼지 심화가 학사 일정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 학교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고려, 학교 운동회 등 야외활동을 계획할 때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대체 프로그램 등 ‘2안’까지 수립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인데도 운동회를 진행한 곳은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짙은 날 운동회를 한다는 학부모 민원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도교육청은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 지역교육청과 학교 내 미세먼지 담당자에게 ‘야외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나 그 판단은 학교장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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