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을 오늘의 정의로”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는 80년 5월을 연상케 하는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끝까지 우리들은 정의파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전야제에는 시민 5000여 명이 함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은 물론 강기정 광주시장, 국민의힘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 등도 참석했다.

전야제는 5월 항쟁 당시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재현한 민주평화대행진으로 포문을 열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아시아공동체 각국 대표단, 고려인 마을 동포, 북한 이탈 주민 등 3000여 명은 수창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전야제 무대가 마련된 금남로 전일빌딩245 앞까지 행진했다. 행진은 오월을 상징하는 플래카드와 함께 풍물패 소리가 어우러져 전야제의 흥을 북돋웠다.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된 전야제 본 공연은 1980년 5월 항쟁 당시 산화한 이정연 열사를 소환했다.

당시 전남대학교 상업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이정연 열사는 최후 진압 작전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이 쏜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정연 열사는 비둘기로 환생해 현재를 살아가는 학생들과 함께 어울린다. 공연은 노래와 춤, 연극 등을 종합한 총체극 형식으로 진행됐다.

무대 앞 거대한 화면에는 광주의 시화인 철쭉과 시조인 비둘기 등의 그림이 띄워지고 무용수들은 무대에서 춤을 추며 아픈 역사를 축제로 승화했다.

본 공연에 앞서 무대 한쪽에는 오월어머니집이 꾸린 주먹밥 부스가 마련됐다. 주먹밥 부스에선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우연히 만나 주먹밥을 함께 만들었다.

2019년 광주 인권상 수상자인 필리핀 인권활동가 조안나 까리뇨(Joanna K. Carino)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를 수호하는 것이 선한 싸움이라는 것을 안다”라며 “우리는 (5·18과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발자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씨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민주화를 이룬 모두가 자랑스럽다”며 “5·18 항쟁이 문화예술로 승화돼 전 세계 자랑스러운 역사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국가기념식은 18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