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100만달러 유학비 등 빚 갚았다”

2009.05.01 03:08

검찰 소환 “면목 없다”… 13시간만에 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포괄적 뇌물’을 받은 혐의로 30일 낮 대검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b>봉하마을로…</b>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1일 새벽 2시10분 참모들과 함께 대검 청사를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봉하마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1일 새벽 2시10분 참모들과 함께 대검 청사를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는 헌정 사상 세번째로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이후 14년 만이다.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측근에게 준 돈의 성격과 용처를 비롯해 재임 중 이를 알았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6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은 박 회장의 돈 100만달러의 사용처에 대해 “과거 야당 정치인 시절 생긴 빚과 자녀 유학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인한 채무를 갚는 데 집사람(권양숙 여사)이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이 같은 사실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며 부인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검에 도착한 지 13시간 만인 1일 새벽 2시10분쯤 청사를 나와 타고 온 버스 편으로 봉하마을로 귀향했다.

검찰은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 부부의 미국 계좌 내역에서 2007년 하반기 30만달러를 비롯해 권 여사로부터 수차례 달러 뭉칫돈을 송금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학비 송금 부분을 추가 조사하기 위해 권 여사를 재소환키로 하고 일정을 협의 중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요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인키 위해 이날 밤 두 사람을 대질신문하려 했으나 노 전 대통령 측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통해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500만달러 부분은 퇴임 이후 알았으나 호의적 투자 정도일 뿐 나와는 무관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 수사는 대체로 완료됐으며 현재로선 재소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의 의견 수렴을 거쳐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출발하며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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