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검사 “카드 꼭 갖다줘, 회식 있어” 문자메시지

2011.12.01 03:00

검찰, 변호사의 법인카드 사용 정황 확보

이모 검사(36·여)가 부장판사 출신 최모 변호사(49)에게서 사건 청탁과 함께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해당 검사가 최 변호사의 법무법인 카드를 받아 사용한 정황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검사와 최 변호사가 올해 1~2월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최근 입수했다. 이 검사는 1월7일 최 변호사에게 “카드 꼭 갖다줘야 돼. 다음주에 계속 회식 있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검사는 2월1일 부산으로 최 변호사를 만나러 가며 “참 카드 꼭 받아놔. 직원 시키든지” “세뱃돈도 준비해줘”라고 보냈다. 이 검사와 최 변호사가 같은 신용카드를 번갈아 사용했거나, 최 변호사로부터 기존에 받아 사용하던 신용카드 기간이 만료되자 이 검사가 최 변호사에게 재발급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이 확보한 법무법인 카드 사용내역(2010년분)에도 이 검사가 사용한 정황이 보인다. 10월 말 홈플러스 동광주점에서 6만원이 결제된 것을 비롯해 주중에는 주로 광주의 상점과 음식점에서 사용됐다. 당시 이 검사는 광주지검에서 근무했다. 금요일 밤과 월요일 아침에는 국내선 항공권 결제가 이뤄졌다. 주말에는 카드가 서울 강남에 있는 백화점과 병원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에 광주에서 근무하다 주말에 서울로 올라오는 이 검사의 동선과 일치하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주말에만 여러 차례 결제된 서울 소재 모 의원은 몸매 관리와 스트레스 처방 등 여성 대상 병원으로 알려졌다. 법인카드는 이 병원에서 한 번에 70만원이나 100만원씩 결제됐다. 지난해 8월 이 검사가 최 변호사에게 “○○○백화점에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날에는 법인카드가 ○○○백화점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주부터 수차례 최 변호사를 불러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 500만원대 샤넬 핸드백을 제공한 경위와 사건 청탁 여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최 변호사에게 ‘관사가 낡고 좁다’며 다른 지역에 아파트를 얻어달라고 요구해 아파트를 얻어줬다는 진정 내용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대학·사법연수원 동기인 모 검사장에게 사건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이 검사가 최 변호사를 통해 검사장급 인사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최 변호사가 부장판사에게 백화점 상품권 등을 선물했다는 의혹도 캐고 있다.

‘벤츠 검사’ 파문이 검찰·법원이 망라된 ‘법조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한상대 검찰총장(52)은 이창재 안산지청장(46·사법연수원 19기)을 특임검사로 지명해 수사토록 했다. 종전까지 수사를 맡아온 부산지검 수사팀은 해체됐다.

한 총장이 특임검사를 지명한 것은 날로 증폭되는 의혹을 진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이 사건 접수 4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떠밀리듯 수사에 착수한 데다, 이번 파문의 핵심에 있는 이 검사의 사표를 서둘러 수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된 만큼 의혹을 확실하게 해소할 필요가 있다. 조직 안정 측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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