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드러나는 ‘세월호 7시간’

‘10시 첫 보고, 10시15분 첫 지시’ 각본 짜놓고 입맞췄다

2018.03.28 21:49 입력 2018.03.28 22:32 수정

검찰이 밝힌 박근혜 청와대의 거짓말

최순실 출입, 이영선 전 행정관 카드 내역·차량 동선서 꼬리 잡혀

국회·헌재에 거짓 자료…윤전추 “ 박근혜 9시쯤 집무실로” 위증

[진실 드러나는 ‘세월호 7시간’]‘10시 첫 보고, 10시15분 첫 지시’ 각본 짜놓고 입맞췄다

28일 검찰이 발표한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사건’ 등의 수사 결과를 보면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66)의 행적에 대한 당시 청와대의 해명은 상당부분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난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핵심 인사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는 물론,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가 터져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이 사회적 논란으로 다시 부각됐을 때도 입을 맞춰 당시 상황을 숨기는 데에만 급급했다.

■ “실시간 보고했다” 국회 허위 답변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의 거짓말은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부터 시작됐다. 2014년 6월 국회에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꾸려진 즈음 청와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은 오전 10시36분부터 오후 10시9분까지 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에게 11회에 걸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고서를 e메일로 보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이 오후와 저녁에 1번씩 총 2회만 보고서를 일괄 출력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국정조사 대비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통령 보고와 관련된 질의가 나오면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 상황을 20~30분 간격으로 간단없이 실시간으로 보고드렸다. 대통령은 직접 대면보고를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변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국회 질의 답변서를 작성하는 실무진에게 이처럼 기재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국회 청문회에서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들은 여러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하나같이 허위 답변을 했다.

■ 팩트라더니…첫 보고·지시 시각 거짓

청와대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자, 2016년 11월19일 홈페이지에 올린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에 첫 보고를 받고, 오전 10시15분 첫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신인호 위기관리센터장에게 문서에 기재하라고 한 허위 사실이다. 검찰 수사 결과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간은 오전 10시20분쯤이고, 박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22분 김 전 안보실장과 통화했다.

“참사 당일 외부인이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이 없다”던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도 거짓이었다. 검찰 수사 결과 그날 오후 최순실씨가 이영선 전 행정관의 업무용 차량을 타고 관저에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전 행정관이 참사 당일 최씨 거주지인 압구정동 근처의 김밥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카드 사용 내역과 그의 업무용 차량이 남산 1호터널을 통과해 청와대에서 압구정동을 왕복한 내역을 확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 등은 검찰 조사에서 최씨 방문이 밝혀질까 전전긍긍해하며 비밀 유지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탄핵심판 때 헌재에도 잘못된 자료 제출

청와대의 거짓 주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도 활용됐다. 지난해 1월10일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에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자료를 제출했다. 대리인단이 제출한 자료에도 ‘오전 10시 첫 보고, 오전 10시15분 첫 지시’라는 허위사실이 적시돼 있다. 대리인단은 또 “(참사 당일) 관저 출입은 ‘가글’을 가져온 간호장교와 미용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최순실씨의 출입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증인으로 나온 윤전추 전 행정관도 위증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윤 전 행정관은 참사 당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이 관저 침실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 문서를 전달하지도 않았으면서, “대통령이 9시쯤 관저 집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10시에 보고서를 전달해 드렸다”고 거짓 증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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