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퀴즈

2024.06.27 20:38 입력 2024.06.27 20:41 수정

인류 역사 대대손손 미움과 혐오를 받은 생명체를 꼽자면 모기, 바퀴벌레, 쥐가 아닐까 싶다. 때마침 여름에 창궐하는 모기에 대한 퀴즈를 풀어보자.

1. 모기는 30m 밖에서도 ㅇㅅㅎㅌㅅ를 통해 사람을 찾아낸다.

모기는 자기 몸길이의 2000배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이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통해 사람을 감지할 수 있다. 숨을 멈추지 않는 한 모기의 레이더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기는 고성능 이산화탄소 탐지 스펙을 갖춘 생명체다.

2. 모기에게 발 냄새 취향이 있다?

좋아하는 발 냄새가 나는 양말에는 그렇지 않은 양말에 비해 8배나 많은 모기가 달려들었다.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자신이 모기를 유혹하는 페로몬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남들보다 모기를 피하기 위해 더 노력하자.

3. 모기가 에이즈를 전파한다?

아니다. 에이즈는 인간 면역세포에서 증식하므로 인간 대 인간의 체액 접촉이나 수혈을 통해서만 전염된다.

4. 모기가 사라지면 ㅊㅋㄹ도 사라진다.

카카오 꽃은 손톱보다 작고 구조가 복잡해 아주 작은 곤충만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다. 벌은 몸집이 커서 안 된다. 좀모기가 카카오의 유일한 수분자다. 즉 모기가 사라지면 초콜릿도 먹을 수 없다. 우리가 사라지길 바라는 모기조차 달콤한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다. 향료로 유명한 바닐라는 한 종류의 특별한 꿀벌만이 바닐라 꽃을 수분시킬 수 있다. 이 꿀벌이 없는 지역에선 사람이 한 땀 한 땀 바닐라 꽃을 인공수분한다. 그 결과 천연 바닐라는 1㎏당 60만원 정도로 은보다 비싸다. 우리가 아는 바닐라는 인공 향료일 가능성이 높다.

<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의 저자는 자연적 멸종 비율은 1년에 100만종 중 1종인데, 현재 800만종 약 200만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대로 가면 생태계가 순식간에 극적으로 무너지는 생물 멸종의 ‘티핑 포인트’가 온다고 경고한다. 초콜릿이나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이 사라진 세상은 생명체가 거주 불가능한 피도 눈물도 없는 지구일 것이다.

5. 경기도 파주와 연천, 강원도 고성 거주자는 ㅎㅎ을 할 수 없다.

모기는 황열,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일본 뇌염 바이러스 등을 옮기는 매개체로 북한과 가까운 곳을 방문하거나 거주한 경우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헌혈이 제한된다. 그런데 최근 몇년 새 멸종위기종처럼 여겨지던 말라리아가 급증했다. 기후위기로 북극에서도 빙하가 녹자 모기가 급증하고 얼어서 봉인된 감염성 바이러스가 풀려나 동물들이 전염병 위험에 처했다. 브라질에서도 소두증이 15배 이상 급증한 원인이 지카 바이러스로 추정되는데, 이는 삼림벌채와 기후위기 탓에 모기의 번식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태평양 저 너머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처럼 전 세계가 모기 매개 감염병에 감겨드는 현상을 모기효과라고나 해야 할까.

살충제는 해충만 죽이는 농약으로 추앙받으며 사용되다 아우슈비츠에서 독가스가 되어 효율적으로 유대인을 말살하는 데 쓰였다. 사람에게만 좋자고 자연을 막 대하면 결국 우리가 그 값을 치르게 된다. 모기가 초콜릿과 함께 건네는 교훈이다.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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