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 “지난 3월 검·언 유착 보도 직후 통화서 ‘한동훈 나쁜 놈’ 발언” 주장
한상혁 위원장 “MBC 사장 임명 관해 대화” 반박…통합당 “권·언 유착” 국조 촉구
권경애 변호사가 지난 3월 ‘검·언 유착’ 의혹 보도 이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은 꼭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통화의 주된 주제는 MBC 사장 임명 내용이었다고 반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권 변호사는 6일 페이스북에서 지난 3월31일 MBC가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뒤 한 위원장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이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등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은 왜 3월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하셨는지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 ‘권·언 유착’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권 변호사와 통화 당시 MBC 사장 임명과 관련된 내용을 주로 얘기했다며 “그 과정에서 권 변호사가 조국 얘기를 꺼냈다. 물론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과정에서의 검찰 수사 문제, 강압적 수사 문제 등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권 변호사에게 윤 총장과 한 검사장 얘기를 했는지를 두고는 “기억 안 난다. 한 검사장은 얘기했을 수 있는데 윤 총장은 안 했을 것”이라며 “일반적인 검찰의 강압적 수사 행태 얘기를 하다 보면 한 검사장 얘기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MBC 보도 몇 시간 전에 ‘한 검사장은 반드시 쫓아낼 것이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페이스북을 그만두라’고 전화 요청을 받았다는 취지로 썼다. 전화 건 인물을 밝히지 않았지만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라고 해 한 위원장이 지목됐다. 한 위원장은 입장 자료에서 권 변호사와 통화를 한 것은 MBC 보도가 나가고 한 시간 뒤라며 “보도 이전에 채널A 사건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위원장의 입장 자료 이후 권 변호사는 “3월31일 제가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경이 맞다”고 정정하면서 한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검·언 유착’이 아닌 ‘권·언 유착’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또 정치 중립을 위반했다며 한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권 변호사와 통화한 것이 MBC 보도 이후라고 해도 한 검사장을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 등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이라면 국가권력 시스템을 사유화하는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