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백현동·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

2023.09.18 09:06 입력 2023.09.18 19:12 수정

배임·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윤석열 정부 들어 두 번째 청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5일차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15일차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검찰이 18일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위증교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년 4월~2017년 2월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출신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을 받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배제하고,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이 운영하는 성남알앤디PFV가 단독으로 사업을 맡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공모해 성남알앤디PFV에 아파트 건설 목적의 용도지역 상향, 기부채납 대상 변경, 임대아파트 비율 축소, 불법 옹벽설치 승인 등 여러 인허가상 특혜를 제공하면서 1356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게 해주고 성남시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였던 2019년 1월∼2020년 1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북한에 방북비용 등 800만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 법원에서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김 전 대표의 측근인 사업가 김모씨에게 연락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허위 증언을 요구한 혐의도 있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한 지 19일째인 이날 오전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연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병원 이송 소식이 뜨자 득달같이 구속영장 청구를 발표했다”며 “백현동 개발 사업으로 2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데 용도변경을 지시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쌍방울이 이 대표를 위해 북한에 돈을 주었다는 것은 검찰의 망상이다. 도주의 우려가 없는 야당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것은 괴롭히기, 망신주기를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법령상 일반적으로 피의자에게 적용되는 구속기준에 따라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등 구속사유를 충분히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형사사법이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돼서는 안 되고, 피의자에게 법령상 보장되는 권리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형사사법에 장애가 초래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 하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했다.

회기 중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한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체포동의 요구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했다. 이후 법무부가 체포동의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의장이 20~21일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을 보고하고 21일 혹은 25일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단식 중 건강이 악화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과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이 반발함에 따라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은 지난 2월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묶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기각됐다. 이후 이 대표는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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