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의 눈물

수능 이과 선택 고교생 울산 강남고 96%·부산 장안고 75%

2014.10.24 22:03 입력 2014.10.24 22:24 수정

5년간 이과반 수, 문과반 역전도

갈수록 심화되는 고등학생들의 ‘문과 기피’ 현상은 통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24일 경향신문과 하늘교육이 2010학년도부터 2014학년도까지 5년간 전국 일반고 1525개교, 서울 일반고 184개교, 전국 자사고 50개교 학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이과 선택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과 선택자 비율이 높아졌다. 전국 일반고의 이과 선택자 비율은 2010학년도 37.2%에서 2014학년도 41.5%로 높아졌고, 서울 일반고(31.1%→35.3%)와 전국 자사고(42.0→56.2%)도 이과 선택자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문과의 눈물]수능 이과 선택 고교생 울산 강남고 96%·부산 장안고 75%

전국 일반고 중 이과 선택자 비율이 가장 높은 울산 강남고의 경우 2014학년도 이과 선택자가 96.3%에 달했다. 2010학년도에는 전교생의 27.4%만 이과를 선택했던 부산 장안고도 2014학년도 이과생 비율이 74.8%로 3배가량 늘었다. 서울 일반고 184개교 중 이과생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학교는 17곳(9.2%)으로 이 중 대진고와 마포고를 제외한 나머지 15곳은 2010학년도 이과 학생비율이 30~40%에 그쳤다. 5년 새 이과 학생이 10~2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전국 광역단위 모집 자사고 40개교 중 이과 응시자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부산 해운대고로 2014학년도 이과응시생 비중이 78.6%에 달했다. 이과 학생이 60% 이상인 학교도 19곳이나 됐다.

수능에서 이과를 선택하는 학생 수가 급증하다보니 5년간 문·이과반 수가 역전된 학교도 많다. 서울 휘문고는 자사고로 지정되기 이전인 2010년 46.2%이던 이과반이 자사고 지정 뒤인 올해 71.4%로 급증했다. 일반고인 대전 대덕고도 2010년 이과반이 46.2%였으나 2011년 이후에는 역전돼 올해는 이과반이 66.7%에 이른다.

고등학생들이 이과를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문과에 견줘 대학 진학과 취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일선 교육현장에선 ‘비슷한 학업성취 수준이라면 이과를 선택하는 것이 대학 입시에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 조효완 입학사정관(전 은광여고 교사)은 “수능에서 문·이과 선택자 비율은 2 대 1 정도로 문과가 높은 데 반해 주요 대학 선발 인원은 문·이과가 비슷하다”며 “수능에서 같은 등급을 받더라도 이과를 선택하면 대학의 ‘급’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령고 1학년 담임 최진규 교사는 “이과가 대학 입시에 유리하고 취직도 잘된다는 점 때문에 수능을 치르기 전 이과로 바꾸는 문과 학생도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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