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없는’ 생리대 지원 사업

지자체들은 ‘신상 미공개, 내용물 모르게 포장’ 배려

2016.10.11 22:39 입력 2016.10.11 22:42 수정

서울·성남 등 10여곳서 사업…택배 이용·사이버머니 지급

[‘배려 없는’ 생리대 지원 사업]지자체들은 ‘신상 미공개, 내용물 모르게 포장’ 배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먼저 시작했다.

지난 6월 국내 생리대 생산업체 1위인 유한킴벌리의 계속된 가격 인상이 파문을 촉발했다. 서울·성남 등 전국 10여개 자치단체들이 자체 예산이나 후원금 등으로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사업에 나섰다. 당시 지자체들은 청소년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 데 중점을 뒀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만 10~19세 여성 청소년 9200여명에게 지난달부터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는 서울시는 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5개월분을 지원한 서울시는 행여 배송 직원이 ‘생리대’라는 사실을 모르도록 별도 포장을 했다.

서울 구로구는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이 직접 대상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자체 예산으로 생리대를 구입해 지원한 세종시교육청은 지원 대상이 되는 학생의 부모들에게 먼저 연락해 지원 의사를 확인했다. 우편으로 생리대를 배송할 때에는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겉포장지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경남 창원시는 교육청과 협의해 학교 보건실에 생리대를 비치했다.

광주 광산구는 이마트 온라인 쇼핑몰에서 청소년들이 필요한 제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를 지급하고 있다. 구는 이마트에서 무료 배송이 가능한 ‘구매금액 3만원 이상’이 될 수 있도록 두 달에 한 번씩 3만원의 사이버머니를 준다. 이 돈은 구청과 협약을 맺은 이마트의 도움으로 생리대와 위생속옷만 구입할 수 있다.

강은미 광주 광산구 여성친화정책팀장은 “이 사업의 핵심은 한창 민감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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