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원숭이두창 감염자 대부분 남성 간 성관계”…WHO는 “접촉한 모두가 위험”

2022.06.01 22:35 입력 2022.06.01 22:38 수정

가족 간 전염 사례 있어

사회적 낙인에 ‘숨은 감염자’ 우려

원숭이두창 환자의 손에 나타난 피부 병변.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 환자의 손에 나타난 피부 병변. 로이터연합뉴스

유럽·북미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성소수자들이 감염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대부분 감염자가 동성 성관계를 한 남성이라고 밝히면서 성소수자 관계망이 최대 감염원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위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낙인 때문에 ‘숨은 감염자’가 생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일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지난달 30일 기준 555명이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르면 오는 8일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를 낼 예정이다.

WHO는 최근 원숭이두창 감염이 나이지리아·콩고 등 풍토병 지역이 아닌 유럽·북미 국가에서 확산된다는 점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확산 초기에 성소수자 감염 사례가 많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례 대부분은 게이, 양성애자,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이라며 “이들에게 증상에 유의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WHO와 각국 보건당국은 감염 연결고리를 동성 간 성접촉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보고 있다. WHO는 지난 22일 ‘게이, 양성애자,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을 대상으로 공개한 별도 안내문에서 “원숭이두창은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에게만 국한돼 발병되지 않는다”며 “전염력을 가진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은 누구나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도 “과거 원숭이두창 발병 시에도 성적 접촉이 전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되긴 했지만 전염의 주원인이라고 보고된 적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성소수자들을 잠재적 감염원으로 간주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숭이두창을 음성적으로 더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등에서는 가족 간 감염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WHO는 원숭이두창 관련 문답(Q&A)에서 “질병을 이유로 특정한 사람들을 낙인찍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유행을 빨리 끝내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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