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생각’ 10명 중 6명은 SOS 못쳤다···응급실 내원 10~20대 1위

2024.03.28 12:00 입력 2024.03.28 16:52 수정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4월14일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의미의 ‘한 번만 더’ 동상이 설치돼 있다. 성동훈 기자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4월14일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의미의 ‘한 번만 더’ 동상이 설치돼 있다. 성동훈 기자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 10명 중 6명은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상담을 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도 안 됐다.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에 실려온 사람 10명 중 4명은 10~20대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부는 ‘2023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자살실태조사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실시된다. 이번 조사는 2013년, 2018년에 이은 세 번째로 ‘자살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와 ‘의료기관 방문 자살시도자 통계’로 구성돼있다.

‘자살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자살생각 유경험자)은 14.7%로 2018년(18.5%)보다 3.8%포인트 줄었다. 여성이 16.4%로 남성(13.1%)보다 높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살생각의 주된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44.8%), ‘가정생활의 어려움’(42.2%), ‘정서적 어려움’(19.2%)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생각 유경험자 중 도움요청 경험이 있는 경우는 41.1%였다. 전문가 상담경험이 있는 경우는 7.9%로 2018년(4.8%)보다 3.1%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았다. 도움요청을 가로막는 장벽에 대해선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로 응답한 비율이 57.4%로 가장 높았고, ‘도움받을 방법을 몰라서’(40.9%), ‘희망이 부족해서’(35.0%) 순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방문 자살시도자 통계’를 보면 85개 병원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3만665명 중 여성은 64.8%로 남성(35.2%)보다 약 1.8배 많았다. 연령대는 19~29세가 9008명(29.4%)으로 가장 많았고, 18세 이하 4280명(14.0%), 30~39세 4251명(13.9%)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 동기는 ‘정신적인 문제’(33.2%)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대인관계 문제’(17.0%), ‘말다툼, 싸움 등 야단맞음’(7.9%), ‘경제적 문제’(6.6%) 등이었다.

2023 의료기관 방문 자살시도자 통계. 이미지 크게 보기

2023 의료기관 방문 자살시도자 통계.

자살 보도·미디어의 자살 표현을 접한 자살생각 미경험자와 유경험자 모두 ‘자살이 사회적인 문제라고 느낌’에 응답한 비율은 각각 50.6%, 5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경험자는 ‘기분이 우울해졌다’ ‘자살보도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고 불안하게 느꼈다’ 등 부정적인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이 미경험자에 비해 높았다.

국가의 제반 자살예방정책이 도움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평균 80.9%로 이 중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및 홍보’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84.7%로 가장 높았다. 자살생각 유경험자는 ‘자살 유가족 지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6.2%로 제일 높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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