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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경북고·TK 선배 언급하며 안종범에 “살펴봐달라”

2017.05.01 06:00

1차 불발 뒤 다른 곳 재요청…취임되자 “고맙다” 문자

동문 최소 4명…“구명 부탁” 박근혜 캠프 출신도 챙겨

유 후보 “성사된 것도 없고 비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59·왼쪽 사진)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58·구속 기소·오른쪽)이 2014년 6월 부임하자마자 지속적으로 인사 관련 부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 후보는 경북고 출신 선배들과 2007·2012년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몸담았던 인사들 위주로 부탁을 했다. 유 후보가 부탁할 때마다 안 전 수석은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안 전 수석에게 인사 청탁을 할 만한 사이가 아니다. 아는 사람이 어느 자리에 응모하려 하는데 내정이 돼 있으면 해봐야 안되니까, 내정된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봤을 뿐이다. 안 전 수석한테 제대로 된 답도 못 들었다. (인사가) 성사가 되거나 비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 유, “경북고·TK 선배 신경 좀…”

3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유 후보가 2014년 6월 이후 1년여간 안 전 수석에게 인사 청탁을 한 10여명 중 경북고 출신으로 확인된 인사는 최소 4명이다. 유 후보가 “경북고 1년 선배이자 금융 쪽에 씨가 말라가는 TK(대구·경북)”라며 안 전 수석에게 언급한 ㄱ씨가 대표적이다. 유 후보는 2014년 7월 “ㄱ씨가 (국책은행 산하) 투자증권 사장을 그만두는데 대우증권이나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관심이 있다. 내정된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고 안 전 수석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ㄱ씨가 당초 원하던 자리에 가는 것이 여의치 않자 유 후보는 “지난번 말씀드렸던 ㄱ씨가 중소기업청 산하 금융기관 사장 공모 최종 3배수에 올라가 있는데 후보자마다 세게 민원을 하는 모양”이라며 안 전 수석에게 거듭 부탁했다. 안 전 수석은 “잘 챙기고 있다”고 답했고, ㄱ씨는 2014년 10월 이 금융기관 사장에 취임했다. ㄱ씨가 취임한 지 닷새 뒤 유 후보는 안 전 수석에게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유 후보는 산업은행 계열사와 인천공항공사, 한국금융연구원 대표 자리에 경북고 선배들의 임용이 가능한지도 안 전 수석에게 물어봤다.

ㄱ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유 후보의 인사 청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며 “(유 후보와 저는) 그런 부탁을 하고 무엇을 해주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박근혜 캠프 출신도 청탁 대상

유 후보가 자리를 챙겨주려 한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출신은 최소 4명이다. 유 후보는 “대통령을 외곽에서 돕던 분”이라며 언론인 출신 ㄴ씨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무역보험공사 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감사를 원한다는 뜻을 안 전 수석에게 타진했다. 2014년 11월에는 2007년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금융감독기관 임원이 자리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하자 “구명 부탁을 드리니 살펴봐달라”며 안 전 수석에게 연락했다. 2014년 10월에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에너지정책 자문위원을 했던 인사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에 추천한다며 수차례 연락했다.

또 유 후보는 2015년 1월 박근혜 캠프에 있던 ㄷ씨가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에 연임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도 했다. 유 후보가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홍기택 회장을 잘 모르지만 직접 얘기해야 할까요”라고 운을 떼자 안 전 수석은 “제가 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ㄷ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유 후보에게 사외이사 연임을 부탁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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