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분류업무 지원 인력 4000명 투입, 인원 늘려 작업강도 낮추겠다”

2020.10.22 21:28 입력 2020.10.22 23:43 수정

‘사망 사고’ 재발방지책 발표

CJ대한통운 대표 “사과”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택배노동자 사망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CJ대한통운 대표 “사과”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택배노동자 사망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각 집배점과 인력 배치 협의
산재보험 권고·검진 수 확대
타 택배사에도 영향 미칠 듯

CJ대한통운이 잇단 택배기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22일 내놓은 재발방지 대책은 택배기사들의 작업 시간과 강도를 낮추고 건강관리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다른 택배사들도 조만간 이와 유사한 택배기사 과로 방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우선 택배기사들의 택배 분류업무를 지원하는 인력 4000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노동계는 택배 분류작업을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이를 사측이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날 발표된 인력 4000명은 기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류 전담인력 1000여명을 포함한 규모로, 해당 업무와 관련해 추가될 인력은 30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은 “구체적인 인력 배치 등의 내용에 대해선 각 집배점과 협의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류인력 충원으로 분류작업 시간이 줄어들면서 택배기사들은 택배업무 개시 시간을 선택하는 ‘시간 선택 근무제’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택배기사들이 일찍부터 나와 분류작업을 따로 하지 않게 되면서 오전 7시부터 12시 사이에 업무 개시 시간 조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엔 한 지역에 물량이 몰리면 기사 1명에게 부담이 과중되는 구조였는데, 초과물량 공유제를 실시하면 택배기사 3~4명이 한 팀이 돼 초과물량이 나오는 기사의 물량을 나누어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사측은 1명이 담당할 수 있는 ‘적정 물량’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건강한 성인이 하루에 배송 가능한 물량을 산출할 계획이다.

사측은 모든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을 권고하고 건강검진 횟수를 늘리는 등의 선제적인 산업재해 예방안도 내놓았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진행,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 택배기사에게 지원하는 건강검진 주기를 내년부터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도 추가하기로 했다. 소요되는 비용은 전액 사측이 부담한다.

택배기사들의 작업강도 완화를 위한 구조 개선도 지속된다. 정 부문장은 “택배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에 이어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 분류장비를 추가 구축해 현장 자동화 수준을 높일 계획”이라며 “전체 작업 시간을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이번에 발표한 대책은 다른 택배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엔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택배기사 김모씨가 사망하면서 사측이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사망 전 김씨가 남긴 문자메시지엔 물량 급증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현재 과로사 재발방지 대책이나 업무 경감 대책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신속하게 검토하고 있다. 택배 분류인력과 관련된 이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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