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MBC 기자회장 “해고한다고 공정방송 의지 못 꺾어”

2012.03.01 22:22

MBC 창사 이래 현직 기자회장 신분으로 처음 해고된 박성호 기자(40·사진)는 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각오했던 일”이라며 “MBC 정상화를 위한 길이기에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방송을 요구하는데 ‘해고’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대응한 것은 MBC가 공정방송을 구현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호 MBC 기자회장 “해고한다고 공정방송 의지 못 꺾어”

MBC는 지난달 2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박 기자를 ‘회사 질서 문란’ 사유로 해고했다. 박 기자는 이명박 정부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편파·왜곡 보도가 심해졌다며 지난 1월 MBC 보도국 평기자를 대상으로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불신임 투표를 진행했다. 86.4%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불신임이 가결되자 박 기자는 이를 공개했고, MBC는 그를 아침뉴스인 <뉴스투데이> 앵커 보직에서 해임했다.

박 기자는 “올해 MBC의 캐치프레이즈가 서로 소통하자는 의미의 통(通)”이라며 “그런데 공정한 뉴스를 만들자는 기자들의 당연한 목소리에 ‘목을 치겠다. 해직시키겠다’고 칼을 들이대고 있다”고 밝혔다.

박 기자는 “올해 첫 해직기자가 MBC에서 나왔지만 더 자유로운 몸으로 싸울 수 있게 됐다”며 “이 정도로 MBC 기자들의 기가 꺾일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김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다. 분노나 화가 치밀기에 앞서 MBC가 처한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많은 선·후배들이 응원하고 성원해주는 것을 보면서 지난 17년 가까운 기자생활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아내가 ‘세상을 넓고 깊게 보는 계기가 되라’고 응원해 더 힘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1995년 MBC에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에서 주로 일했다. 서울시경과 국회를 출입하다 8개월 전 <뉴스투데이> 앵커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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