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땅콩 회항’ 터진 후 정윤회 사건은 언급량 줄어

2014.12.21 21:51 입력 2014.12.22 09:29 수정
유승찬 | 빅데이터 분석가·정치평론가

기고 - SNS 여론 동향

12월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 결정이 있었다. 이날은 이른바 정윤회 사건이나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조차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국가권력이 정당 해산을 결정한, 세계사적으로도 드문 결정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지난 19일 하루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정윤회’를 언급한 문서는 4750건, ‘조현아 혹은 땅콩’을 언급한 문서는 6630건이었고, ‘통합진보당’을 언급한 문서는 무려 4만6623건이나 검색됐다(소셜메트릭스 분석). 통상 하루 언급량이 3만건에 육박하면 방송·신문 등 모든 언론의 톱뉴스가 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론은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요동친다. 새로운 소식에 반응하는 속도가 기존 미디어 환경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조현아 ‘땅콩 회항’ 터진 후 정윤회 사건은 언급량 줄어

▲정윤회 파문 인물 연관어
박 대통령이 압도적 1위
긍·부정 연관어는 ‘의혹’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은 세계일보 보도로 촉발됐다. 11월28일 처음 1만5055건으로 1만건을 넘어서면서 강력한 이슈 구름을 형성했고, 정윤회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공방이 이어진 12월2일 2만6857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11월21일부터 12월20일까지 ‘정윤회’를 언급한 문서는 모두 33만3607건 검색됐다. 이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진돗개 발언, 최모 경위 자살, 이재만 비서관 등 이른바 실세들의 소환, 박지만 회장 소환, 박관천 경정 구속, 조응천 전 비서관 피의자 신분 재소환 등의 이슈와 함께 광범위하게 퍼지는 양상을 보였다.

‘정윤회’ 키워드가 포함된 문서 가운데 1220여회로 리트윗 1위를 기록한 문서는 경향신문 계정의 “박근혜 대통령은 정윤회씨 등 비선 개입 논란을 두고 ‘실세는 없다. 실세는 청와대 진돗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이 글은 다양한 코멘트와 함께 널리 퍼지기도 했다.

‘정윤회’와 함께 언급된 인물 연관어의 압도적 1위는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7만402건이 검색됐다. 2위는 1만6978건의 김기춘 비서실장이 차지해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를 물었다. 3위는 1만3213건을 기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생각하기에 따라 의외의 인물이다. 이는 이른바 ‘사자방’ 사건으로 위기에 처한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터뜨린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슈의 빠른 변화 때문에 자주 음모론이 등장하곤 한다. 4위는 1만1637건의 조응천 전 비서관이 차지했다. 이어 박지만 회장, 최태민 목사, 이재만 비서관 등이 5·6·7위에 올라 정윤회씨를 둘러싼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조현아 ‘땅콩 회항’ 터진 후 정윤회 사건은 언급량 줄어

최근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이 터졌을 때도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을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정윤회-조현아’ 키워드를 놓고 비교탐색을 해보면 12월9일 이후 조현아 사건 언급량이 정윤회 사건 언급량을 상당한 수준에서 앞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이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빅데이터를 관측하다 보면 이 같은 현상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최근 일주일(14~20일) SNS 긍·부정 여론을 살펴보면 부정어 분포가 71.3%로 긍정어 분포 13.0%를 압도한다. 긍·부정 연관어 1위는 ‘의혹’이다.

검찰 수사가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이라는 사건 본질을 외면하고 문건 작성과 유출 여부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SNS 여론도 과연 검찰이 수사 칼날을 권력 실세까지 겨눌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긍·부정 연관어 2위에는 정윤회씨 딸 승마대회 건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퍼지면서 ‘나쁜’이 올랐고 3위는 ‘국기문란’이었다. 사람들은 비선 실세가 부당하게 국정에 개입했다는 강한 의혹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5위는 ‘고소’ ‘고발’이 차지해 청와대 대응에 날선 비판이 있었음을 반영했다. ‘멘붕’이나 ‘스캔들’ 같은 키워드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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