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정치적으로 보수적

2014.03.03 19:33

북한이탈주민들은 다른 한국인들보다 뚜렷한 보수 성향과 높은 투표 참가율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이화여대 북한학 협동과정 현인애씨가 공개한 박사학위 논문 ‘북한이탈주민의 정치적 재사회화 연구’를 보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 북한이탈주민 열 명 중 아홉 명(87.2%)은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등 보수정당후보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이들 정당 후보들의 평균 득표율 55%보다 30% 이상 높은 것이다. 현 박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지지, 북한지도부에 대한 반감, 현 정부 비판 세력을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북한과 같은 체제로 만들려는 세력으로 생각하는 경향 등이 높은 보수 정당 지지 이유”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탈주민의 19대 총선 투표율은 76%로 전국 평균 투표율 54.4%보다 20% 이상 높았다. 현 박사는 “선거 참여가 당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의 표현이라는 북한에서의 논리가 적용된 것으로 충성 대상이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20, 30대는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동의 정도가 높고, 선거참여율과 보수정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한국의 평균적인 20, 30대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또 학력이 높을수록 높은 민주주의 정치태도를 보인다는 상식과 달리 북한에서의 높은 학력은 권위주의적 성향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박사는 “이번 연구는 통일 시기 북한에 갑작스레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점진적인 정치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박사는 북한 청진의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2004년 탈북했으며 NK지식인연대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2012년 7월~12월 서울·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232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43명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다. 지난해 9월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2만5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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