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 “일베 기자 채용 과정에 문제 있었다는 제보”

2015.04.01 15:52 입력 2015.04.01 16:52 수정
디지털뉴스팀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으로 알려진 KBS 수습기자가 정식 기자로 임용됐다. 이에 안주식 KBS PD협회장은 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현해 “일베에 적힌 글의 내용이나 여성 폄하적인 내용이나 패륜적인 내용을 살펴봤을 때 KBS 직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게 저희들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 협회장은 “일베라는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안 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 수습기자가 일베에서 활동하면서 어떠한 내용의 글을 썼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베에서 반공개적인 활동을 하면서 썼던 글들이 차마 방송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여성비하적이고 지역차별적이고 뭐 쌍욕이 포함된 폭력적인 언어였다”고 했다.

안 협회장은 “순화시켜 설명드린다”며 해당 수습기자가 일베에 작성한 글 몇 가지를 전했다.

KBS 새노조 “일베 기자 채용 과정에 문제 있었다는 제보”

‘만약에 생리휴가를 가고 싶은 여자는 직장 여자 상사에게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제출하거나 사진 자료를 반드시 넘겨서 감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닌 여자들은 뭐 공연음란죄로 처벌해야 된다’, ‘밖에서 몸을 까고 다니는 뭐 여자들은 호텔 가서 한번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는 해당 수습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반성문을 올린 사실에 대해서는 “회사 내에는 타 직종까지 볼 수 있는 공개 게시판이 있다”며 “수습기자가 올렸다는 반성문은 공개 게시판에 올라온 적이 없어 타 직종의 직원들은 전혀 반성문을 접해 본 경험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올렸다는 반성문도 과거에 썼던 표현에 대해서 조금 과했다라는 정도의 아주 가벼운 반성문이었지, 구체적인 반성문은 아니었다고 건너서 들었다”며 “저희들은 기자부가 아니기 때문에 본문 전체를 볼 수조차 없었고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제스처였을 뿐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협회장은 “저희들은 이 문제를 그냥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KBS 경영진의 여성에 대한 낮은 시각이 핵심적인 사건을 초래했다고 본다”며 “이것을 계기로 조대현 사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 운동도 펼쳐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협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내고 “일베 기자에게 면죄부를 준 조대현 사장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KBS의 가치,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정면 배치되는 인물이 어떻게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류, 필기, 면접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고 KBS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라며 “며칠 전 ‘일베 기자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내용들이며 제보를 근거로 새노조는 진상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새노조는 “귀중한 수신료를 납부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특정지역을 비하하며, 여성들을 혐오했던 일베 열성 회원이 공영방송 KBS에 기자로 입사하게 되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막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에서는 “취업 전 행동을 문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해당 기자의 인권에 대한 침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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