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① 미개의 출구 ‘ㅇㅈ’] “대한민국은 미개하다”

2016.03.21 23:42 입력 2016.03.21 23:48 수정

불합리·불공정·전근대성 질타

‘청년 언어’에 담긴 변화의 열망

청년들이 대화나 문자로 한국사회를 비판할 때 자주 쓰는 단어가 있다. ‘미개’다. 2014년 정몽준 전 의원의 막내아들이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을 가리켜 “미개하다”고 언급한 것이 ‘시초’가 됐다. 통상 ‘미개하다’는 제국주의자들이 피식민지를 낮추어 묘사하는 데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지금의 청년들은 민주주의·인권·개인·합리성의 개념을 교육받은 세대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불합리와 불공정, 전근대성을 마주했을 때 ‘미개하다’는 말을 던진다. “역시 한국은 미개해”라는 말에 변화를 견인할 힘은 없다. 무엇이 어떻게 미개하며,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논할 때 ‘미개’에 대한 감정은 자조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사회에 대한 욕구로 치환될 수 있다.

경향신문 ‘부들부들 청년’ 취재팀은 2~3월 ‘미개’를 주제로 청년 21명과 심층 인터뷰를 한 뒤, 데이터 기반 컨설팅 업체 ‘아르스 프락시아’에 인터뷰 전문에 대한 ‘의미망 분석’을 의뢰했다. ‘한국사회의 어떤 점이 미개한가’ ‘미개하지 않은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미개성을 벗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청년들이 내놓은 키워드엔 변화를 희구하는 말이 담겨 있었다.

청년들은 미개함을 느끼는 대상으로 정치, 군대를 꼽았다. 사회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여성에 대한 혐오도 미개의 한 축이다.

미개함을 벗어날 ‘출구’에 대해서는 ‘청년 문제를 있는 그대로 직시해달라’는 뜻이 담긴 인정(ㅇㅈ)이란 단어가 자주 나왔다. 교육·복지·자기시간도 중요하게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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