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참사, 코로나19… 노동자는 웃을수 없는 130주년 노동절

2020.05.01 13:51 입력 2020.05.01 14:08 수정

“이천 물류창고 참사는 단순한 ‘화재사고’가 아니라 ‘산업재해’다. 130주년 노동절을 앞두고 노동자들이 사회적 참사로 목숨을 잃는 이 현실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와 절망을 느낀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2020 메이데이 민주노총 선언 기자회견’에서 김명환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2020 메이데이 민주노총 선언 기자회견’에서 김명환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130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기자회견’은 이천 화재참사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추모 발언으로 시작됐다. 민주노총은 반복되는 산재사망을 막기 위한 해법으로 원청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꼽으며, 적극적인 입법운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코로나 19 확산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대중집회를 대체해 치러졌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008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당시 사업주에 벌금형만 내려진 것을 언급하면서 “12년 전처럼 원청에 고작 2000만원의 벌금만 내려지고 처벌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처참한 희생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연대사를 맡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화재 위험이 예고돼있었음에도 유해작업 금지조치가 없었던 것은 기업의 살인행위와 마찬가지”라며 “노동자들이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도입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로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조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서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유급연차, 무급휴직, 권고사직, 정리해고가 공식화되어 영세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부터 급격하게 고용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며 “3월에만 22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는 등 고용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재난시기의 핵심의제로 ‘모든 해고금지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소득보장, 사회안전망 전면확대’를 설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국민 고용보험가입, 입법 전까지 한시적인 실업기금 조성, 해고금지를 전제로 한 기업 금융지원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코로나19 이후 회사의 정리해고 결정을 철회시킨 인천공항 기내 청소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항공수요 감소로 인한 공항 일시폐쇄로 사측으로부터 정리해고를 받았으나, 한국공항비정규직 노조를 조직해 정리해고 철회와 순환휴직 도입이라는 결정을 받아냈다. 사회를 맡은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130번째 노동절에 작게나마 정리해고 철회라는 자랑스러운 성과를 만든 노동자들에 축하를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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