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자연감소 시대’ 진입

2021.02.24 21:53 입력 2021.02.24 21:54 수정

2020년 인구동향조사 결과

‘인구 자연감소 시대’ 진입

신생아 3만여명 줄어 20만명대
합계출산율 1 미만 OECD 유일
사망자 더 많은 첫 ‘데드크로스’

코로나19 출산율에 악영향 전망
내년부터 인구 감소 가속화 우려

지난해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면서 인구가 처음으로 자연 감소했다. 저출생·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코로나19 사태가 출생률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0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인구는 3만3000명이 줄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처음 발생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3만300명(-10.0%)이 감소한 27만24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첫 20만명대를 기록했다. 2015년 1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61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반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1만명(3.4%) 증가한 30만5100명을 기록했다.

출생률 하락세는 정부 예상보다도 빠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인데 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는 아이의 수가 1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2019년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 합계출산율에서 예측한 비관적 시나리오인 0.81명을 간신히 넘고 기본 시나리오인 중위 추계 기준(0.90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출산율은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해당 연령의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기준으로 30대 초반(-7.2명), 20대 후반(-5.1명)에서 출산율이 많이 감소했다.

평균 출산연령은 전년 대비 0.1세 상승한 33.1세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OECD 평균(29.1)에 비해 2.5세가 높다. 앞으로 출산연령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 과장은 “혼인이 늦어지면서 가임 기간 자체가 짧아진 것이 전체 출생아 수와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결혼 후 처음 아이를 낳는 시기도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결혼 후 2년 이내에 출산하는 비중은 33.9%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감소했지만 결혼 생활 5년 이상 부부의 출산 비중은 전년 보다 0.5%포인트 증가한 25.5%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출생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부터 출생률 하락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는 혼인·출산 연령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함에 따라 일시적 출산 연기가 영구적 포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2019년부터 감소세가 시작된 생산가능인구는 최근 저출생 추세와 코로나19 충격이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됨에 따라 2038년부터 3000만명을 하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