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복지’ 빈자리 채우는 ‘돌봄 로봇’

2021.04.01 21:15

말벗 되고 동화 들려주고…서울 자치구, ‘AI’ 보급 늘어

치매 예방·정보 알림 등 효과에 이용자 96% “계속 원해”

서울 서초구는 2019년부터 인공지능(AI) 로봇인 ‘실벗’을 활용해 고령층 시민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왼쪽 사진). 강동구는 휴먼노이드 ‘리쿠’를 활용해 올해 관내 국공립어린이집에서 구연동화 서비스를 시작했다(오른쪽). 구로구는 최근 2년간 인형 모습을 한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 325대를 관내 독거노인 등에게 보급했다. 서초구·강동구·구로구 제공

서울 서초구는 2019년부터 인공지능(AI) 로봇인 ‘실벗’을 활용해 고령층 시민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왼쪽 사진). 강동구는 휴먼노이드 ‘리쿠’를 활용해 올해 관내 국공립어린이집에서 구연동화 서비스를 시작했다(오른쪽). 구로구는 최근 2년간 인형 모습을 한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 325대를 관내 독거노인 등에게 보급했다. 서초구·강동구·구로구 제공

독거노인에게 약 복용시간을 알려주고, 어린이들에게 구연동화를 들려주는 역할을 이제 ‘로봇’이 맡는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최근 몇년 새 돌봄·교육 등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로봇을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자치단체의 행정 서비스도 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렵게 되면서 ‘로봇’의 쓰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서초구는 외로움과 불안 등을 겪는 고령층을 위한 돌봄로봇 등 올해 총 88대(5종)의 로봇을 통해 맞춤돌봄을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서초구는 말벗, 정보알림 등의 기능이 있는 AI 로봇 ‘보미’와 ‘클로바’ ‘다솜’ ‘효돌’ ‘돌돌이’ 등 돌봄로봇을 이달 중 50대, 다음달 10대를 독거노인 등에게 보급한다. 이 로봇들은 대체로 인형 모습을 하고 있고 다정한 말투로 약 복용시간, 운동시간 등을 알려준다. 또 독거노인의 움직임이 크게 줄어들면 자치구·보호자 등에 긴급메시지를 보내 고립사 예방 기능을 하게 된다.

그동안에도 지자체들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움직임을 파악해 고립를 예방하는 사업들을 추진했다. 돌봄로봇은 단순 움직임 확인을 통한 안전 확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안부 확인이나 정보 제공·메시지 알림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지자체들은 돌봄로봇의 효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서울 구로구는 2019년 돌봄로봇 ‘효돌이’와 ‘효순이’ 225대를 보급했고, 지난해 추가로 100대를 도입했다. 어린아이와 유사한 모양으로 제작된 효돌·효순이는 부산·광주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보급하고 있는 돌봄로봇이다. 구로구가 사업 첫해인 2019년 돌봄로봇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96.7%가 ‘로봇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대면 복지’ 빈자리 채우는 ‘돌봄 로봇’

서울 강동구와 강남·관악·양천·중랑 등 5개구는 서울디지털재단 등과 손잡고 지난해부터 반려로봇 ‘리쿠’를 활용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리쿠는 작은 휴머노이드로 특별한 조작 없이도 사용자를 바라보고 스스로 행동하며 간단한 대화까지 할 수 있다. 이들 지자체는 리쿠를 활용해 지난해는 디지털기기 사용에 취약한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활용 교육’을 진행했고, 올해는 어린이집 구연동화 사업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리쿠는 구연동화 선생님이 돼 ‘미운 아기오리’ ‘흥부와 놀부’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전래동화를 귀여운 표정과 몸짓으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강동구는 40대의 리쿠 중 10대를 올해 구연동화 프로그램에 배정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대면 교육이 어려운 때 로봇은 안전한 비대면 교육환경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돌봄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 교육 등에 투입할 로봇 등 로봇의 종류를 다양화했다. 그만큼 지자체가 ‘선택 가능한 로봇’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주영 서초구 백세인생팀장은 “올해 서초구는 똑같은 돌봄로봇을 일괄적으로 보급하는 것에서 나아가 수요자 맞춤형으로 로봇을 보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2019년부터 스마트 시니어 사업이 시작됐고, 지난해 코로나19로 관련 사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로봇 수요도 크게 늘었다”면서 “사람이 직접 돌보면 좋겠지만 인력도, 예산도 부족하고 대면 서비스가 어렵기 때문에 로봇이 보완해주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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