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키예프 사는 할머니, 집 근처에서 폭격 소리 들린다 해”

2022.02.24 20:55 입력 2022.02.24 20:56 수정

주한 우크라인들 걱정·불안

가족 통화 ‘긴박한 상황’ 전해
러시아인들은 “곤란한 입장”
일부선 “양측 국민 갈등 아냐”

서울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 이리나 베레즈나(44)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했다는 보도를 접한 직후 기자와 통화하면서 수차 “불안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거주 중인 고령의 부모 때문이다.

베레즈나는 현재 우크라이나인이 모여있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과 현지 뉴스로 자국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

대화방에는 현지에서 벌어진 폭격 영상과 뉴스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그는 “부모님이 상황에 따라 피란 떠나는 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비행기가 뜨지 않는 상황이라 피란길도 녹록지 않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의도치 않은 비행기 격추를 막기 위해 관련 공역에서 민간 비행을 금지한 상태다. “동부 쪽만 위험한 줄 알았는데 지금 수도 키예프 등 대도시 위주로 침공이 이뤄지고 있대요. 키예프 시장은 주민들 보고 집에만 있으라고 했다 하고요. 우크라이나가 강대국의 싸움에 희생되고 있는 것 같아요.”

우크라이나인 알리나 페트린카(25)도 이날 통화에서 “(키예프에 있는) 할머니와 통화했는데, 어제부터 주변에서 폭격 소리가 다 들린다고 한다”며 “갑작스러운 공습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계속 집에 계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페트린카는 “할머니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러시아 출신의 직장인 블라디미르 쿠즈민(26)도 비슷한 걱정을 했다. 쿠즈민은 “같은 회사에 우크라이나인 동료들이 많은데, (한국시간) 낮 12시30분부터 회사 단체대화방에 우크라이나 현지 소식이 계속 올라왔다. 사격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도망가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안심시켜주고는 있지만 저 또한 (전쟁이 일어날까봐)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롭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정치적인 문제라 더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 사이 갈등과 혐오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를 요청한 2명의 러시아인은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번지고 있어 답변하기가 곤란하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지를 올리고 “우리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이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에서도 군사상태가 발표됐다”고 알렸다. 이어 한국 내 교민들에게 “침착하게 어떤 도발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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