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58)가 4년째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그룹 계열사에 이 후보자 아들(28)이 지난해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두 자녀의 의대 편입 의혹과 맞물려 또 다른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 장남 이모씨는 2021년 3월부터 한국알콜그룹 계열사인 KC&A에서 근무하고 있다. KC&A는 자회사인 한국알콜산업의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 등을 하는 업체다.
이 후보자는 2019년 3월부터 알콜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ENF테크놀로지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사외이사 임기 3년이 종료된 지난 3월 다시 사외이사로 선임돼 연임 중이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평균 연봉은 3600만원으로 이 후보자는 3년간 9800여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알콜그룹은 ‘지모 대표→KC&A→한국알콜산업→ENF테크놀로지’ 체계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지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KC&A 지분 100%를 갖고 있고, KC&A는 한국알콜산업 지분 33.49%를, 한국알콜산업은 ENF테크놀로지 지분 26.13%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KC&A는 이씨가 입사하기 전인 2020년 12월 판매·구매관리 담당 직원 채용공고를 냈다. 근무지는 본사 소재지인 경기 용인시로, 자격요건은 대졸 학사 학위 소지자 및 어학점수 보유자였다. 상경계열 졸업자와 인근 거주자를 우대한다고 공고했는데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아들 이씨는 입사 후인 2021년 4월부터 용인시에 거주한 것으로 보인다. KC&A의 임직원은 약 55명이고 지난해 매출 7114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기록했다.
한병도 의원은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업의 특수관계 회사에 장남이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년 취업의 공정성과 관련된 문제인만큼 청문 과정에서 특혜나 편법이 없었는지 철저하게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후보자의 장남은 정당한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최종 입사했다”며 “후보자는 해당 기업에 장남의 채용을 부탁하거나 관여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AK홀딩스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2018년 3월에 임기를 시작해 지난해 3월 연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서울 충암고, 서울대 법대 4년 후배인 이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최근까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함께 새 정부 조각과 대통령 비서실 인선 업무를 수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