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만나 “잠실돔구장” 외친 오세훈…사업비는?

2022.04.24 21:43 입력 2022.04.24 21:47 수정

또 하나의 ‘서울 랜드마크’

개폐·고정형 선택만 남아

민간 건설비 2000억 추가

대여·입장료 크게 오를 것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허구연 KBO 총재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LG-두산전을 함께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허구연 KBO 총재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LG-두산전을 함께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를 함께 관람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신축하는 잠실야구장을 돔구장으로 짓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잠실야구장 신축은 서울시가 진행 중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중 하나다.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부지에 전시·호텔·컨벤션 시설과 야구장 등 스포츠·문화시설을 모두 민간 자본으로 짓는 사업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한화컨소시엄이 선정됐으며, 시는 도시계획과 건축·야구계 등 관련 전문가들로 협상단을 꾸려 협상 중이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잠실돔구장 논의는 허 총재가 지난달 말 취임하기 직전 오 시장을 찾아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는 잠실돔구장 신축 방안을 올 상반기 내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돔구장 건설을 전제로 개폐형이냐 고정형이냐는 결정만 남은 셈이다.

허 총재는 오래전부터 잠실돔구장을 주장해왔지만, 오 시장에게도 잠실돔구장은 ‘꽃놀이패’라는 것이 서울시와 야구계 안팎의 중론이다. 시 재정을 전면 투입하지 않고도 서울의 랜드마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세빛섬 등은 오 시장이 과거 서울시장 재임 중 지은 건축물들이다. 서울시는 잠실돔구장을 3만5000석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또 하나의 치적쌓기다.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욕심나는 랜드마크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업비다. 당초 서울시가 제안했던 잠실 마이스 총사업비는 2조1672억원이다. 잠실구장을 돔구장으로 짓기 위해서는 2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운영비도 개방형보다 2배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비를 모두 부담해야 하는 한화컨소시엄 입장에서는 추가 공사비가 반가울 리 없다. 그만큼 수익성이 보장돼야 한다. “한정된 총사업비를 고려하면 돔구장은 검토하기 어려운 안”이라던 한화컨소시엄 측은 최근 “서울시와 협조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향후 LG와 두산의 구장 대여료나 입장료 등이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잠실돔구장 신축에 추가 재정투입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잠실돔구장의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가 고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7년 11월 실시한 ‘새 잠실야구장 건설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자료를 보면, 2014~2016년 서울권 내에서 2만명 이상 관중을 동원하는 실내 이벤트는 연간 약 20회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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